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속에 실제 알코올 함유 여부 및 함량 등을 둘러싼 혼선도 지속되고 있다. 복잡한 관련 제도와 각 제품의 교묘한 표기가 얽혀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차원의 검사가 2023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사후 관리 부실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주류는 아니어도 ‘비알코올 맥주’는 알코올 극소량 함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한 경향신문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식약처는 2023년 이후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에 대한 알코올 함량 수거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알코올 함유 여부 및 함량을 둘러싼 혼선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관계당국 차원의 사후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 시장은 주류 소비문화 변화 흐름 속에 그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관련 지표로는 하이트진료음료가 발표한 ‘테라 제로’ 판매량을 들 수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테라 제로’는 9월 말까지 6개월 동안 1,483만개의 판매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제도 변화도 주목할만하다. 과거 무알코올 맥주는 음식점이나 주점에선 접할 수 없었다. 음식점과 주점에 소주와 맥주 등을 공급하는 주루도매사업자는 ‘주류’만 취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규정이 2024년 개정되면서 이제는 음식점과 주점에서도 무알코올 맥주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문제는 무알코올 맥주 시장의 거침없는 성장세 속에 소비자들의 혼선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엔 다소 복잡한 관련 규정과 각 제품의 교묘한 표기가 뒤엉켜있다.
먼저, 무알코올 맥주의 식품유형부터 살펴봐야 한다. ‘주세법’상 주류는 알코올 도수가 1% 이상인 음료를 의미한다. 알코올 도수가 1% 미만인 경우엔 주류로 분류되지 않는다. 때문에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의 식품유형도 통상 ‘탄산음료’로 분류된다. 다만, 주류가 아니어도 미성년자에겐 판매할 수 없다.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라 미성년자에 대한 판매가 금지돼있는 ‘성인용 음료’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다. 기본적으로 주류는 아닌데, 다시 알코올이 전혀 없는 제품과 극소량을 함유한 제품으로 나뉜다. 이때 기준은 알코올 도수 0.001%다. 알코올 도수가 0.001%보다 낮으면 알코올이 전혀 없는 ‘무알코올 맥주’로, 0.001% 이상이면 알코올이 극소량은 있는 ‘비알코올 맥주’로 분류된다.
이 같은 차이는 제조과정에서 비롯된다. 무알코올 맥주는 애초부터 발효과정을 거치지 않는 등 알코올이 생성되지 않는 제조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탄산음료에 맥주 맛과 향을 더하는 방식이다. 반면, 비알코올 맥주는 일반 맥주와 동일한 제조과정을 거친 뒤 분리공법을 통해 알코올을 제거한다.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는 각 제품의 교묘하고 다양한 표기 및 광고 방식이다. 우선, 식약처의 관련 기준 등에 따르면, 알코올 도수가 0.001% 미만인 경우에만 ‘무알코올(Alchol Free)’ 표기가 가능하고, 알코올 도수가 0.001%을 넘는 경우엔 ‘비알코올(Non Alcholic)’로 표기해야 한다. 그런데 각 제품을 살펴보면, ‘제로’ ‘0.0’, ‘0.00’ 등의 표기가 혼재돼있는 게 현실이다. 일반 소비자들에겐 큰 차이가 아닐 수 있지만, 임산부나 환자 등의 경우엔 민감한 문제다.
이런 가운데, 식약처의 관련 검사가 지난 2년간 이뤄지지 않은 점은 소비자들의 혼란과 우려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마지막으로 이뤄진 2023년 검사에서 알코올 함량이 1%를 넘긴 제품은 없었으나, ‘0.0’으로 표기된 제품에서 0.1% 이상의 알코올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다음달 중으로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한편, 임산부 등 반드시 무알코올 맥주를 선택하고자 하는 경우엔 확실한 구별법을 숙지해두는 게 좋다. 먼저 제품 외부의 영문 문구를 통해 구분할 수 있다. ‘무알코올’이나 ‘비알코올’ 같은 한국어 문구는 대체로 제품 전면에 표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Non Alcholic’이란 문구가 있으면 알코올이 극소량이라도 함유된 비알코올 맥주이고, 무알코올 맥주의 경우는 ‘Alchol Free’ 문구로 표기된다.
보다 정확한 확인은 라벨을 통해 가능하다. 제품명이나 식품유형, 별도의 ‘비알코올/무알코올 및 성인용 표시’ 등의 항목에 ‘무알코올’ 또는 ‘비알코올’이 명확하게 표기되기 때문이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