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앙행정기관 44곳 세종 이전 추진… 2027년부터 단계적 이전

시사위크
정부가 행정, 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을 발표한 지난달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모습. / 뉴시스
정부가 행정, 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을 발표한 지난달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정부가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등 44개 기관의 세종시 이전을 추진한다. 2027년부터 단계적 이전을 시작하지만, 일부 부처 이전을 위한 법 개정과 국가 균형발전 효과를 둘러싼 의문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 장관은 1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이전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행정수도 세종’을 이행하기 위해 추진된다. 행안부는 지난달 3일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추진 방향’을 발표한 뒤 관계기관 협의와 네 차례의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이전 대상과 방법을 구체화했다.

이전 대상은 총 44개 기관으로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이다. 현재까지 세종시로 이전한 기관은 43개로 이전 당시 정원 기준은 1만 4,731명 규모다. 윤 장관은 수도권 소재 행정기관 142개를 검토한 결과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부처를 모두 세종으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직접 대민 서비스를 담당하는 소속기관은 이전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전은 기관별 업무 특성과 청사 확보 여건에 따라 임시청사를 활용하는 조기 이전과 청사 신축 후 이전으로 나뉜다. 우선 임시청사를 활용할 수 있는 27개의 기관(2,995명)은 세종시 내 민간 임차공간을 활용해 2027년 중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상반기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재외동포청 등 6개 기관의 이전을 추진한다.

하반기에는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각 부처 소속기관과 각종 자문위원회 등 나머지 19개 기관을 이전해 연내 조기 이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조기 이전에 해당하는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이하 성평등부)의 이전 시점은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이하 행복도시법)’ 개정 시기에 맞춰 정하기로 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연기감지기 확산을 위한 국민 화재안심 프로젝트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연기감지기 확산을 위한 국민 화재안심 프로젝트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수사·보안·관제 등 업무 특성상 독립청사와 특수시설이 필요한 17개 기관(6,934명)은 2031년까지 별도 청사를 신축한 뒤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외교부·통일부·국방부·감사원·경찰청·공소청·중수청·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등 대통령 연계기관은 이전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완전 이전 시기(2029년 준공 예정) 등을 고려해 별도로 검토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전 공무원과 가족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한다. 이사비와 초기 이주지원비를 지원하고, 주택 마련이나 자녀 학기 종료 등 즉시 이주가 어려운 공무원에게는 한시적으로 교통편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27년 임차청사를 활용하는 기관의 청사 임차·조성·운영비와 공무원 이주지원비 등에는 약 897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립청사가 필요한 기관과 향후 임차청사를 활용할 기관 등을 위한 청사 건립비는 약 3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김하균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신축 청사가 완성될 때까지 임시청사를 써야 하기 때문에 약 3~4년의 임시청사 관련 비용이 추가로 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이전 계획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관련 법 개정이다. 현행 ‘행복도시법’ 제16조 제2항은 외교부·통일부·국방부·법무부·성평등부를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해당 기관들을 이전 제외 대상에서 삭제하기 위해 국회와 논의할 계획을 밝혔다.

신광호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 직무대리는 “법무부와 성평등부에 대한 개정안이 제출돼 있었고, 10월 초에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에 대한 개정안도 같이 제출된 상황”이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최대한 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계획이 발표된 13일 오후 세종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직원이 정부세종청사 부지 내 신축이 가능한 유보지를 가리키고 있다. / 뉴시스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계획이 발표된 13일 오후 세종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직원이 정부세종청사 부지 내 신축이 가능한 유보지를 가리키고 있다. / 뉴시스

이들 기관이 기존 이전 대상에서 제외됐던 만큼 이번 이전 계획을 둘러싼 의문도 제기된다. 김 본부장은 그 배경으로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 위헌 결정을 언급했다. 당시 결정문에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결정하는 국회와 행정을 통할하며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소재지가 어디인가 하는 것은 수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특히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는 판단이 담겼다.

김 본부장은 “당시에는 대통령의 기능과 관련해서 어떤 기관들이 그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지 검토한 것 같다”며 최근 이전 검토 과정에서 대통령과 국회의 소재지가 결정적인 요소로 고려된 만큼 이전 제외기관을 재검토하고 국회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차 이전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이끌 수 있을지도 과제로 남았다. 1차 이전 이후 세종시가 성장했음에도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12년 49.4%에서 지난해 51%로 오히려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세종시 출범 이후 14년이 지난 현재까지 관련된 커다란 효과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인정하면서도 세종시와 같은 도시를 건설해 인근 지역과 함께 발전할 가능성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분석 자료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명확한 자료를 찾지 못해 추후 더 검토한 후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최형욱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도 경제적 효과 분석과 관련해 “2003년도쯤 추진할 때 나름대로의 계획치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행복도시는 건설 단계에서 약 60% 정도의 진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도시 건설 단계인 현시점에서 효과가 충분히 드러났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정부, 중앙행정기관 44곳 세종 이전 추진… 2027년부터 단계적 이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