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SNS 정치’] 소통과 잡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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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국빈 오찬에서 오찬사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국빈 오찬에서 오찬사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SNS 정치에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잡음도 거세지고 있다.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겠다는 의지와는 별개로 글의 내용을 두고 정치권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언급하면서 진보진영의 비판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잦은 논란 속에 대통령의 소통 의지에도 물음표가 붙은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한 의견 개진에 힘을 싣고 있다. 8월에 잠시 주춤했던 이 대통령의 SNS 정치는 지난 9월에만 116개 게시물을 올리며 다시 본격화했고 10월 이날까진 총 65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내용도 다양하다. 북극항로 시범 운항 성공, 누리호 5차 발사 성공 등 국정 성과를 홍보하는가 하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사안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정을 위한 소통 창구로서의 SNS를 활용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 게시물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혼선과 관련해 여권 내 강경파를 직격하는 듯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개혁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하는 것이지 누군가의 정치적 성과와 환호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데 이어, 다음날인 5일에는 “검찰개혁은 특정 개인들의 정치적 유산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9일에는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를 요구한다”는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어려움 없이 부모덕에 호의호식하며 고관대작으로 평생 살아온 사람은 고단한 소시민의 삶과 인식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경기도 복지 예산을 삭감한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추 지사는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 박원순 소환에 진보진영서도 비판

이 대통령의 SNS 정치는 과거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를 활용한 소통이 이 대통령의 정치적 동력으로 작용해 왔다는 점도 부인할 순 없다.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이러한 행보를 이어간다는 측면은 위험성이 존재한다. 국가의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서 말 한마디가 불러오는 파급력이 상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 캄보디아, 이스라엘을 겨냥한 SNS 글이 외교 논란으로 비화한 것은 단적인 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SNS 행보가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적극적 소통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전날 자신의 X에 “국민과 대통령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대화이고 국정과 국민 사이의 벽을 낮추는 소통”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역시 이같은 소통을 지속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품격 없다 권위없다 비난하겠지만 경호를 최소화한 뒷골목 삶의 현장 방문도, SNS 소통도 그분들의 언어로 교감하는 일도 계속할 것”이라고 적었다.

문제는 즉흥적인 메시지 속에 발생하는 잦은 논란이 오히려 소통의 의지를 희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이 전날 “SNS 중요성을 일깨워주신 분”이라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소환하자 정치권에서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진 것이 대표적이다. 비판은 보수진영을 넘어 진보진영에서도 새어 나왔다. 김나율 정의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자신의 SNS 소통 방식을 정당화하기 위해 권력형 성폭행 가해자까지 미화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전 국민이 목격했다”며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가 공개적으로 가해자를 기리는 명백한 2차 가해에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야권은 이 대통령의 SNS 정치에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비단 이번 사안뿐 아니라 대외비 유출 등 연이은 논란의 중심에 대통령의 SNS가 있다는 점을 정조준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소통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걸 소통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밤새도록 술 먹는 사람을 지나 밤새도록 SNS하는 사람”이라며 이 대통령을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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