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아크미디어 투자’ 배임 의혹에…고려아연 “사실 왜곡”

마이데일리
고려아연·영풍 CI. /각 사

[마이데일리 = 윤진웅·심지원 기자] 고려아연이 출자한 236억원이 비상장 엔터테인먼트사에 투입되기까지 걸린 59일을 둘러싸고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영풍·MBK는 이 기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측근들이 투자 대상 기업의 지분을 먼저 확보했다며 배임 의혹을 제기했고, 고려아연은 개별 투자 결정은 펀드 운용사의 권한이라며 거래 시점만 자의적으로 연결한 왜곡된 주장이라고 맞섰다.

12일 영풍·MBK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20년 5월 12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블라인드 펀드 ‘코리아그로쓰제1호’에 약 236억5900만원을 출자했다. 당시 설립된 지 약 20일에 불과했던 드라마 제작사 아크미디어에 투자하기 위한 펀드 출자요청액 250억원의 94.6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출자 이후 펀드가 아크미디어에 실제 투자하기까지 약 59일간 최 회장과 측근들의 지분 확보가 먼저 이뤄졌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 최 회장은 같은 해 5월 29일 개인 명의로 아크미디어가 발행한 제1회 전환사채 17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이어 6월 5일 아크미디어가 실시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는 최 회장의 지인 등 7명이 주당 5000원에 신주를 배정받았다. 같은 날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는 아크미디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펀드를 통한 투자는 이보다 늦은 7월 10일 이뤄졌다. 코리아그로쓰제1호가 아크미디어의 제2회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영풍·MBK는 이러한 거래 순서를 근거로 최 회장과 측근들이 고려아연 자금의 투자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 지분을 먼저 확보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회사 자금이 투입돼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선행 투자자들이 사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였다는 주장이다.

당시 유상증자에 참여한 7명 가운데 한 명이 이듬해 고려아연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영풍·MBK는 투자 의사결정과 내부 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관련 의혹에 대한 당국의 조사와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회사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에 출자한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 투자처 선정과 투자 시점, 자금 집행은 펀드 운용사가 투자심의와 실사를 거쳐 결정하는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고려아연이 펀드를 직접 운용하면서 투자처 선정부터 자금 집행까지 결정한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펀드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집행은 운용사가 주도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영풍·MBK가 펀드 출자와 최 회장의 개인 투자를 시간순으로 배열했을 뿐, 최 회장이 운용사의 투자 결정에 개입했다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게 고려아연 측 입장이다. 일부 거래 시점만 연결해 사전에 계획된 투자였던 것처럼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는 것.

고려아연은 MBK의 홈플러스 관련 논란과 영풍 석포제련소의 회계처리·환경관리 문제도 거론하며 상대 측의 문제 제기가 이중잣대라고 맞섰다.

이어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등 주요 성장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영풍·MBK가 소모적인 의혹 제기를 멈추고 주요 주주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려아연은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주주와 시장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자의적인 추정으로 회사와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저해하는 행위에는 법적 조치를 포함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영풍·MBK, ‘아크미디어 투자’ 배임 의혹에…고려아연 “사실 왜곡”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