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지분까지 넘긴 이장한 회장…3세 승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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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한 종근당 회장. /종근당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종근당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경보제약에 이어 올해 종근당 지분 증여까지 마무리하면서 주요 사업회사의 주식 이전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종근당홀딩스에서는 이장한 회장이 여전히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그룹 전체의 경영권 승계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장한 종근당그룹 회장은 지난 2일 보유하고 있던 종근당 보통주 131만8807주를 세 자녀에게 전량 증여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종근당 직접 보유 지분율은 기존 9.55%에서 0%로 줄었다.

이번 증여는 지난 8월 28일 공시한 계획을 이행한 것으로, 당시 이 회장은 9월 30일부터 10월 29일까지 보유 주식을 증여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증여 절차는 당초 예정한 기간의 마지막 날보다 27일 앞서 마무리됐다.

증여 물량 가운데 가장 많은 52만8807주는 장남인 이주원 종근당 개발전략센터장(상무)에게 돌아갔다. 이 상무의 종근당 지분율은 1.48%에서 5.32%로 높아졌다. 장녀 이주경 씨와 차녀 이주아 씨는 각각 39만5000주를 받아 지분율이 1.18%에서 4.04%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이 상무는 오너 일가 가운데 종근당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됐다.

앞서 이 회장은 2023년 3월 경보제약 주식 63만1000주를 자녀들에게 증여했다. 지난해 9월에는 부인 정재정 씨와 함께 보유하고 있던 경보제약 주식 95만7503주를 세 자녀에게 모두 넘겼다. 이 가운데 35만7503주는 장남 이주원 상무에게, 나머지는 두 딸에게 각각 30만주씩 배분됐다. 이 상무는 경보제약 지분 6.21%를 확보하며 종근당홀딩스(43.41%)에 이은 2대 주주에 올랐다.

이 상무의 경영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2018년 종근당산업 사내이사로 그룹에 합류한 뒤 2020년 종근당 개발기획팀장을 맡았다. 지난해 종근당 이사로 승진했고 올해 1월에는 상무로 직급을 높였다. 현재 개발전략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처럼 주요 사업회사 지분 확보와 경영 참여 확대가 맞물리면서 이 상무를 중심으로 한 승계 구도가 구체화하고 있다.

그룹 경영권 승계의 관건은 종근당홀딩스다. 종근당그룹은 2013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종근당홀딩스가 종근당과 경보제약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종근당홀딩스에서는 이 회장의 지배력이 여전히 공고하다. 지난 8월 기준 이 회장의 지분율은 33.73%로, 부인 정재정 씨의 지분 5.82%를 합치면 39.55%에 달한다. 반면 장남 이주원 상무는 2.89%, 장녀 이주경 씨와 차녀 이주아 씨는 각각 2.55%, 2.59%를 보유하고 있다. 세 자녀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8.03%에 그친다. 종근당과 경보제약에서 장남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지분이 배분된 것과 달리 지주사에서는 세 자녀 간 지분 격차도 크지 않다.

다만 이 상무가 최대주주인 가족회사 벨에스엠의 지분 매입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벨에스엠은 이 상무가 지분 40%, 이 회장이 30%, 두 딸이 각각 15%를 보유한 회사다. 2024년 말부터 종근당홀딩스 주식을 장내에서 매입해 지난 6월 기준 지분율을 0.47%까지 높였다. 아직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만한 규모는 아니지만, 이 상무가 최대주주인 법인도 지주사 지분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매입 여부가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종근당과 경보제약의 지분 증여가 잇따라 마무리되고 이주원 상무의 경영 참여도 확대되면서 장남 중심의 후계 구도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상무가 신약 개발 전략 업무를 맡아온 만큼 향후 경영 성과와 그룹 내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업회사 지분 증여는 후계 구도를 구체화하는 과정이지만, 이것만으로 그룹 경영권이 넘어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앞으로는 이주원 상무가 지주사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확보하고, 그룹 전체의 경영을 이끌 수 있는 권한을 얼마나 넘겨받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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