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이벤트를 마련했어요"
생애 첫 개인 타이틀 도전이다. KT 위즈 고영표가 다승왕을 노린다. 선수단의 동기부여를 위해 재미있는 발상을 했다. 그만큼 절실했다.
고영표는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 비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15승(7패)이다. 11일 기준 임찬규(LG 트윈스)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생애 첫 개인 타이틀이 눈앞이다. 구단 역사상 첫 다승왕이기도 하다. 다만 12일 임찬규가 선발로 등판한다. 아직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1회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시작부터 선두타자 김지찬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김성윤에게 기습번트 내야안타를 내줬다. 포수 한승택의 1루 송구가 빗나가며 무사 2, 3루 위기로 연결됐다. 이어 이재현에게 1타점 희생플라이를 헌납했다.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최형우를 1루수 땅볼, 전병우를 3루수 땅볼로 잡았다. 1점은 비자책으로 남았다.
우리가 알던 고영표로 돌아왔다. 2-3회를 삼자범퇴로 끝냈다. 4회 2사에서 전병우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류지혁을 1루수 땅볼로 잡았다. 5회 강민호에게 내야안타만 맞고 3아웃을 잡았다.
타선은 5회까지 대거 12점을 냈다. 경기가 크게 기울자 고영표는 마운드를 내려왔다. KT는 12-3으로 승리했다.

경기를 마친 뒤 고영표는 "팀 순위는 결정 났지만, 경기에 따라 제가 공동 다승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경기였다. 긴장을 많이 하면서 준비했다. 동료들이 공수에서 도와줘서 큰 점수 차로 승리를 거머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어 "다승왕이 아직 정해진 건 아니다. 경기가 남아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미 고영표는 12일 임찬규의 등판을 알고 있는 듯했다.
15승으로 개인 커리어 하이를 썼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22년 작성한 13승. 고영표는 "늘 마운드에서 6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던진다는 목표를 잡고 올라간다. 올해는 팀 동료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그래서 15승이라는 많은 승리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냉정하게 개인 타이틀이 걸린 몇몇을 제외하면 동기부여를 받기 힘든 경기였다. 그런데도 KT 타선은 맹렬하게 점수를 뽑았다. KT 타선은 총 14안타로 12득점을 냈다.
고영표는 "어떻게 보면 선수들은 쉬어도 되지 않나. 제가 다승왕 도전 중이라 개인적으로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고영표는 사비를 털어 소정의 이벤트를 준비했다. 이날 활약에 따라 선수들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 팀의 동기부여를 끌어 올리고, 그간 고생한 팀원들에게 마음도 전하기 위함이다.
고영표는 "제 개인 타이틀만 놓고 선수들이 고생하고 희생하긴 좀 그렇더라. 그래서 화답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생애 첫 다승왕이 걸린 경기였다. 고영표는 "너무 떨리더라. 잠을 자다가도 깼다. 신경이 많이 쓰였나 보다. 비워내려고 했는데 앞에 놓이니 비워내기가 쉽지 않았다"라면서도 "던질 때는 똑같은 선발등판이었다. 득점 지원을 초반부터 많이 해줘서 편하게 운영을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1회 실점에 대해 "삼성 테이블세터가 저를 상대하는 걸 보고 진심이라고 느꼈다"며 "실책이 나오긴 했지만 침착하게 넘어가려고 더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이제 한국시리즈가 남았다. 고영표는 "2021년 준비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때는 중간계투로 준비했다. 올해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일단 휴식을 많이 취해서 회복을 해야될 것 같고, 기술적으로는 지금처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어느 팀이 올라올지 경기를 보면서 상대 타자들에 대해서 전력분석도 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팀 성적이 항상 우선이다. 제 보직은 중요하지 않다. 팀 승리 확률을 올릴 수 있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감독님이 그걸 잘하신다. 저는 선발이든 중간이든 다 준비를 하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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