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26년 전 대한민국을 큰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전남 강진 초등생 연쇄 실종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탐사보도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지난 9월 한 통의 제보 전화를 받았다. 발신자는 공중전화를 이용 중이라며 "과거 방송에서 내 이야기가 다뤄졌는데 사실과 정반대로 나갔다. 며칠 안에 증거 자료를 확보해 당시 담당 PD나 작가를 직접 만나 소명하겠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을 기억해 두라며 당당히 연락을 취해 온 인물은 바로 ‘강진 초등생 연쇄 실종 사건’의 핵심 용의자로 지목됐던 나 씨(가명)였다.
이 비극적인 사건은 2000년과 2001년, 전남 강진에서 1년 간격으로 발생했다.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 여학생 두 명이 평범한 하굣길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대대적인 경찰 수색에도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은 채 장기 미제로 남았다.
당시 경찰은 "한 남성이 자전거에 아이들을 태우고 다녔다"는 목격담을 확보했으나 신원을 특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얼마 뒤 나 씨가 이혼을 요구하던 아내의 남동생(처남)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특히 나 씨의 전처가 경찰 조사에서 남긴 충격적인 진술이 도화선이 됐다. 전처는 "집에서 발견한 비디오테이프에 낯선 어린 여자아이 한 명이 찍혀 있었는데, 멍 자국과 자세 변화 등을 볼 때 며칠간 감금해 촬영한 것 같았다. 아이를 성폭행하려 하고 욕설을 뱉는 장면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해당 비디오테이프는 부부싸움 직후 나 씨가 챙겨 나간 뒤 자취를 감췄고, 수감 중이던 나 씨가 가족들에게 편지를 보내 방 안의 컴퓨터와 물건들을 모조리 소각해 달라고 지시하면서 끝내 결정적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처남 살인 혐의로 징역 15년을 복역한 나 씨는 출소 후 지적장애인 여성을 성폭행해 8년을 더 복역, 총 23년간의 옥살이를 마친 뒤 최근 사회로 복귀했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 그가 공중전화 부스에서 제작진을 향해 쏟아내고자 한 말은 무엇이었을까. 9일 오후 8시 5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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