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금융권이 연쇄적인 ‘해킹 사고’로 발칵 뒤집혔다. 신한은행 등을 시작으로 금융사 7곳이 해킹 공격을 받아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금융사들은 피해가 확인될 시 보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강한 후폭풍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업계에선 이번 사고가 피해자의 집단소송 움직임으로 번질지 주목하고 있다.
◇ 신한은행 해킹사건 법정행?… 집단소송 원고 모집 시작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세담은 신한은행 개인정보유출 피해자 대상으로 집단 손해배상에 참여할 원고 신청을 받고 있다. 개인정보유출 사고 대상임을 통지받거나 공식 확인 결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이 대상이다. 해당 로펌은 소송 참가비는 1인당 1만원(부가세 포함), 성과보수 10%(부가세 포함)으로 안내했다. 1인당 소송 청구액은 10만∼30만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신한은행은 외부에서 인증을 우회하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일부 서비스에 접근해 약 2만5,000여명의 고객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격자는 대출모집인 전용 모바일 홈페이지 서비스의 ‘M 신한’의 본인확인 절차를 우회해 시스템에 무단 접근한 뒤 정보를 탈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해킹엔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활용된 정황도 포착돼 파장이 거세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유출된 항목은 일부 고객의 주민등록번호(66건)와 CI(연계정보 97건)를 포함해 고객명, 전화번호, 연소득, 산출한도 등 대출 신청과 관련된 개인(신용)정보다. 개인의 인적사항뿐 아니라 다소 민감한 신용 정보까지 외부로 빠져나갔다는 점에서, 중대한 문제로 평가된다. 자칫하면 보이스피싱, 명의도용 대출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고객 피해가 확인될 경우 전액 보상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싸늘한 시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로펌을 중심으로 소송 원고모집이 시작되면서 피해자들의 집단 소송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 금융권 연쇄적 해킹사고… 집단소송 확산 여부 촉각
최근 네이버엔 ‘신한은행 해킹 피해자 집단소송 카페’가 개설됐다. 운영자는 “은행은 피해가 확인되면 전액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무엇을 피해로 볼 건지, 어떻게 신청하는 건지는 아직 아무 말이 없다”고 지적하며, “혼자 기다리는 것보다 같은 처지인 사람들끼리 정보라도 나누는 게 낫겠다 싶어 카페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정보유출 피해자는 개인정보처리자의 고의나 과실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범위에서 상당한 금액을 손해액으로 정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개인정보처리자가 고의나 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개인정보 유출로 실제 피해까지 발생할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정보가 유출돼 손해가 발생한 경우 법원이 실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액을 정할 수 있다.
이번에 해킹사고가 확인된 금융사는 7개사(신한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BNK부산은행·예가람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현대캐피탈)이다. KB국민은행에선 119명, 하나은행 89명, BNK부산은행 11명의 정보가 각각 유출됐다.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약 4만명의 정보가 유출돼 가장 규모가 컸다. 웰컴저축은행에선 법인 고객정보 2,200건이, 현대캐피탈에선 주택대출 모집인 146명의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된 정보와 형태는 다르다. 개인정보처리자의 보안 관리 부실이 확인될 시 보상 책임을 직면할 수 있다. 과연 이번 금융권의 해킹 사고가 집단 소송으로 확산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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