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손흥민이 한국 축구 A매치 최다 득점 신기록을 써내려간 가운데, 그가 터뜨린 59골 중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는 최고의 순간 5장면을 짚어봤다.
손흥민은 지난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에서 전반 6분 오른발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의 A매치 59호골.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에서 151번째 경기에 출전한 손흥민은 차범근 전 감독의 58골을 넘어 한국 남자 A매치 최다 득점자로 올라섰다.
2011년 아시안컵 인도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지 약 15년 만이다. 19세의 막내 공격수였던 손흥민은 이제 한국 축구의 역사를 대표하는 '캡틴'이 됐다.
59골이라는 숫자만큼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긴 순간들이다. 수많은 골 가운데에서도 경기의 흐름과 중요도, 상대, 그리고 골 자체의 강렬함을 놓고 보면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다.

▲ 5위 2016년 카타르전, 벼랑 끝에서 터진 역전 결승골
2016년 10월 카타르와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은 손흥민의 대표팀 해결사 이미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한국은 기성용의 선제골 이후 카타르에 연속골을 내주며 1-2로 역전당했다. 하지만 후반 지동원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고, 경기 막판 손흥민이 승부를 뒤집었다.
결국 한국은 3-2로 승리했다. 손흥민의 골은 단순한 추가골이 아니라 역전승을 완성한 결승골이었다. 당시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도 절정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고, 대표팀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 4위 2018년 멕시코전, 패배 속에서도 빛난 원더골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운 골이다.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0-2로 끌려갔다. 경기 종료가 다가오던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에게 공이 연결됐다.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안쪽으로 파고든 뒤 왼발로 강하게 감아찼다.
공은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가 몸을 날렸지만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가 골문 구석에 꽂혔다. 후반 추가시간 3분에 나온 만회골이었다.
승리를 만들어낸 골은 아니었지만 '손흥민다운 골'을 꼽는다면 빼놓기 어려운 장면이다.

▲ 3위 2013년 카타르전, 손흥민의 첫 '극장골'
손흥민의 대표팀 경력 초반을 상징하는 골도 있다.
2013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 당시 20세였던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까지 1-1로 팽팽하게 이어진 경기에서 교체 투입됐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6분, 극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이동국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손흥민이 쇄도해 공을 밀어 넣었다. 한국은 2-1로 승리했고,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지금의 손흥민에게는 수많은 결승골이 있지만, 대표팀의 젊은 공격수 손흥민이 처음으로 '극장골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순간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2위 2024년 호주전, 16강이 아닌 '탈락 위기'에서 터진 한 방
2024 아시안컵 호주와의 8강전은 손흥민의 대표팀 커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기다. 한국은 후반 막판까지 0-1로 끌려가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황희찬이 이를 성공시키면서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연장전.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처리했다. 수비벽을 넘어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는 정확한 킥이었다.
한국은 2-1 역전승을 거뒀고 준결승으로 향했다. 한 골로 끝난 경기가 아니었다. 탈락 위기에서 동점의 발판을 만들고, 연장전에서는 직접 승부를 끝냈다. '손흥민이 왜 대표팀의 에이스인가'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경기였다.

▲ 1위 2018년 독일전,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골
그리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역시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이다. 한국은 경기 내내 세계 최강 독일의 공격을 버텨냈다.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이 선제골을 터뜨렸고, 독일은 동점을 위해 마누엘 노이어까지 공격에 가담했다.
그 순간 주세종이 공을 끊어냈다. 그리고 전방에 있던 손흥민에게 정확하게 연결했다. 손흥민은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가 비어 있는 독일의 골문을 향해 공을 밀어 넣었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상대로 한국이 역사적인 승리를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이미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독일을 무너뜨린 이 승리는 한국 축구 역사에 남았다. 그리고 손흥민은 그 경기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했다.

▲ 59골은 숫자가 아니라 '순간'의 기록이다
59골 안에는 20세 손흥민의 첫 극장골부터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터뜨린 골, 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한 골, 그리고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쓴 골까지 담겨 있다.
손흥민이 걸어온 A매치 59골의 발자취는 단순한 득점 기록이 아니다. 한국 축구가 한 명의 공격수와 함께 어떻게 성장했고, 그 공격수가 어떻게 한국 축구의 새로운 기준이 됐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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