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GM한국사업장의 실적이 우상향을 지속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 중인 모델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공장 가동률이 100% 수준에 달한 결과다. 이에 GM한국사업장의 공장 확충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지만, 사측에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9월말 기준 GM한국사업장의 올해 누적 판매 실적은 내수 7,298대, 수출 37만4,290대 등 총 38만1,588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내수 판매량은 36.1% 줄었지만, 수출 물량이 19.0% 늘어나면서 내수·해외 판매량 합계는 전년 대비 17%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GM 인천 부평공장과 경남 창원공장의 가동률은 100%에 가까운 최대치로 알려졌다. 국내 GM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약 50만대 수준이다. 현재 3분기 말까지 생산해 판매한 내수·수출 물량 38만1,588대는 50만대 기준 76.3%로, 거의 100% 수준에 근접하는 생산량이다.
이 때문에 GM(제너럴모터스) 글로벌 본사에서는 GM한국사업장에 당장 추가로 신차를 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GM한국사업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한국 공장은 글로벌 소형 SUV 생산 거점으로 운영되고 있어 중형·대형급 모델 생산을 배정하면 생산라인을 개선해야 해 소형보다 큰 모델을 배정할 수도 없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다만 현재 GM한국사업장의 행보는 2013년 GM이 밝힌 ‘GMK 20XX’ 미래 청사진을 전혀 지키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한국 공장 폐쇄 행보를 연이어 보여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3년 GM의 ‘GMK 20XX’ 계획에는 당시 기준 한국지엠(GM한국사업장)에 향후 5년간 8조원을 투자하고, 전기차를 포함한 신제품 6종과 차세대 파워트레인을 배정해 국내 공장 가동 활성화 등이 포함됐다. 내수 기반과 연구개발, 생산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2013년 국내에서 생산되던 GM 모델은 △스파크 △아베오 △말리부 △트랙스 △크루즈 △올란도 △캡티바 등 7종에 달했다. 2016∼2017년까지도 해당 모델들은 지속적으로 생산됐는데, 2018년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전후로 △아베오 △올란도 △캡티바 △크루즈 4개 모델이 줄줄이 생산 중단 및 단종 수순을 밟았다. 이어 스파크와 말리부 모델도 2022년 11월 GM 부평2공장 폐쇄 시기를 전후로 생산 종료를 알렸다.
이렇게 국내 생산 GM 차량이 줄어들었음에도 GM 본사에서는 한국지엠에 신차를 배정하지 않았다. 결국 현재는 트랙스CUV와 트레일블레이저, 그리고 두 차량의 수출형 파생모델만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다.
또한 2023년에는 GM한국사업장 사측에서 한국지엠 부평공장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파워트레인 개발·생산 설비를 갖추고 국내에서 PHEV 신차 생산 계획을 발표했으나 2024년 3월 헥터 비자레알 GM한국사업장 사장은 이를 백지화했다.
과거 GM 사측이 한국지엠노조와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셈이다. 뿐만 아니라 GM한국사업장과 GMTCK가 전 과정을 주도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전기차 볼트EV는 미국에서 생산해 수입 판매하다 결국 국내에서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한국지엠노조는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3년 약속은 얼마나 지켜졌습니까? 발표한 8조원 투자는 실제 얼마가, 어느 사업장에, 어떤 용도로 투자됐나”라며 “약속한 신제품 가운데 무엇이 국내 생산으로 이어졌나? 국내 생산과 고용을 지키겠다던 청사진과 공장 폐쇄, 생산 중단이라는 현실 사이의 간극을 누가 설명할 것인가”라며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지엠노조 관계자는 GM한국사업장 부평 제2공장을 재가동한다면 새로운 모델을 배정받아 생산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국지엠노조 관계자는 “한국지엠 부평2공장은 2022년 폐쇄됐지만 라인은 살아있다”며 “리모델링을 하고 설비를 재정비하면 새로운 신차를 배정받아 생산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GM 본사와 GM한국사업장 사측이 ‘국내 공장 가동률 100%’를 얘기하면서 추가로 신차 배정이 어렵다는 말은 국내 생산 규모를 부평·창원공장 연 50만대 수준을 유지하면서 증설하지 않고 신차 배정도 제한적으로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GM한국사업장 관계자는 “부평 공장은 통합해 운영되고 있다”며 “미래 신차 배정 계획에 대해서는 공개가 어려운 점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IFC몰에서 진행된 뷰익 엘렉트라 E7 팝업스토어 행사장에서 만난 비자레알 사장의 측근도 부평2공장 재가동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GM한국사업장은 2018년 산업은행으로부터 7억5,0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8,100억원)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국내 사업장을 2028년 5월까지 유지하는 협약을 맺었다. 1년 8개월이 남았다. 그럼에도 GM한국사업장은 국내에 신차 배정 여부에 대해 명확히 답하지 않고 있다. 노사는 내년 3분기까지 차세대 소형 모델 ‘9BXX-2(코드명)’의 국내 생산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확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근로자들의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노조 측은 “KDB산업은행은 과거 약속인 ‘GMK 20XX’를 비롯한 투자·신차 계획과 2018년 기본합의서에 무엇을 약속했고 실제로 무엇을 이행했는지, GM이 발표한 투자액과 실제 집행액, 약속한 차종과 국내 생산 실적, 계획 변경 사유 등을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이어 “정부는 2028년 5월 협약 만료에 대비한 범정부 대책기구를 즉각 설치하고, 협약 만료 이후에도 국내 생산과 투자, 고용을 지킬 협상 목표와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며 “새로 확보할 약속에는 이행 기한과 정기적인 검증, 정보공개, 미이행 시 책임을 묻는 장치를 명확히 담아야 하며, 정부와 산업은행은 GM과의 협의 일정과 투자·고용 계획을 구체화해 이 합의를 실제 생산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27년 신차 결정과 2028년 협약 만료는 연결된 과제로, 문제가 터진 뒤 관계기관이 모여 대책을 논의해서는 늦다”며 “추가 구조조정과 생산 기반 축소에 적극 대응하고, 노동자와 협력업체,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대책에 반영하고, 국내에서 만들어낸 성과가 국내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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