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첫 우주 공동 실증' LG, 누리호 5차에 부품 5종 싣는다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지상에서 쌓은 기술이 우주에서도 통하는지 확인하는 첫 단계다." LG(003550)가 누리호 5차 발사를 계기로 우주 실증에 나선다. 오는 7일 발사 예정인 누리호에 계열사 부품 5종을 실은 큐브위성(부탑재 위성)을 올려,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한다는 구상이다. LG 계열사가 우주에서 공동 실증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큐브위성은 LG사이언스파크가 달 탐사 로버 개발 스타트업 무인탐사연구소와 손잡고 준비했다. 누리호가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 큐브위성은 고도 570㎞ 상공에서 약 60일간 부품별 작동 시험을 차례로 이어간다.

탑재 부품은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팩 △LG전자 파워모듈·자세제어 구동기·위성 통신용 안테나 모두 5종이다. 

시험 방식은 부품마다 다르다. 카메라 모듈은 한반도 상공을 촬영해 데이터를 지상으로 보낸다. 파워모듈과 자세제어 구동기는 위성의 전력과 자세를 책임진다. 배터리팩은 전원을 공급하는 동시에 상태 정보를 수집한다. 안테나는 별도 시험 없이 위성의 기본 통신 수단으로 상시 가동된다.

이번 실증은 COTS(Commercial Off-The-Shelf·기존 상용 기술) 방식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우주 전용 제품을 새로 만드는 대신, 지상에서 신뢰성을 검증받은 상용 부품을 우주 환경에 맞게 보완해 쓰는 접근이다. 개발 비용과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민간 주도 우주 산업의 성장을 앞당길 방법으로 꼽힌다.


우주는 극저온과 진공, 방사선이 한꺼번에 존재하는 곳이다. 지상과 작동 조건이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다. LG사이언스파크는 부품이 실제 우주에서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운용 중 확보한 신뢰성 데이터를 기술 보완과 고도화에 쓸 계획이다. 

2028년에는 자체 큐브위성을 발사해 우주 사업 기회를 넓히는 데 속도를 낸다는 목표도 세웠다. 독자적 위성 탑재 기술을 검증할 계획은 현재 수립 중이다.

이번 협업의 출발점은 LG의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슈퍼스타트'다. LG사이언스파크는 지난 2023년 국내 유일의 달 탐사 로버 개발 기업인 무인탐사연구소를 육성 스타트업으로 뽑았고, 2024년부터는 인큐베이터 2기 프로그램으로 지원해 왔다.

무인탐사연구소는 누리호 4차에 이어 5차 부탑재 위성 공모에도 연달아 선정됐다. 최근 12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2027년 달 탐사 실증 임무를 앞두고 있다. 양사는 작년 5월 경기도 연천의 달 표면 모사 테스트베드에서 로버 주행 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LG의 우주 행보는 LG기술협의회에서 본격화됐다. 작년 1월 각 계열사 기술 경영진이 모인 LG기술협의회에서 우주산업의 미래와 기회를 짚었고, 계열사별로 추진할 수 있는 시나리오와 시장 전망을 토론했다. 특히 무인탐사연구소 로버가 현장 상황을 기록해 전송하는 임무와 관련해 다양한 협업 모델이 거론됐다.

움직임은 이어졌다. LG사이언스파크는 지난해 6월과 11월 두 차례 우주항공청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해 11월엔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스타트업 사우스8 테크놀로지스(South8 Technologies)와 항공우주용 배터리 셀 개발에 착수하기도 했다.

미국 열관리 솔루션 전문기업 KULR 테크놀로지 그룹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는 '항공우주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모건스탠리는 세계 우주 산업 규모가 2030년 5900억달러, 2040년 1조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는 "이번 발사는 LG의 기술이 우주 환경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첫 단계다"며 "지상에서 축적해 온 기술을 검증해 나가면서 국내 우주 산업 생태계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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