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올해도 첫 합의점은 마침표가 되지 못했다. 임단협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오다 극적으로 합의점 도출에 성공했던 HD현대중공업 노사가 교섭테이블을 다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잠정합의안이 마지막 관문인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를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이로써 HD현대중공업의 씁쓸한 ‘임단협 징크스’는 더욱 공고해진 모습이다.
◇ 1차 잠정합의안 ‘퇴짜’ 반복… 반대 52.14%
HD현대중공업 노사의 올해 임단협은 여느 때처럼 순탄치 않았다. 지난 6월 초 상견례를 시작으로 이어진 교섭에서 노조는 호황기의 과실을 제대로 배분해야 한다며 반도체 업계발 ‘N%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고, 사측은 제시안도 내놓지 않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교섭 난항이 지속된 끝에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고, 노조는 부분파업을 이어갔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8일에 걸쳐 집중교섭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합의점 도출은 끝내 실패했다.
극적인 반전은 추석 연휴를 마친 뒤 찾아왔다. 투쟁의 수위와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이란 우려와 달리 추석 연휴 이후 마련된 첫 교섭에서 밤샘논의 끝에 지난달 30일 잠정합의안이 마련된 것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호 김종서함’ 진수식 참석에 앞서 이뤄진 잠정합의안 도출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극적으로 마련된 잠정합의안은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일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했는데, 결과는 부결이었다. 전체 조합원 8,100명 중 93.1%인 7,541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47.58%, 반대 52.14%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 노사는 마지막 4분기에도 교섭을 이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근소한 차이로 부결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지만, 파업 등 투쟁 및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모습이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올해도 ‘임단협 징크스’를 깨지 못하게 됐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까지 무려 10년 연속 첫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최종 타결로 이어지지 못한 바 있다. 올해도 첫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이러한 징크스를 11년 연속 이어가게 됐다.
2010년대 중반 이전까지만 해도 HD현대중공업은 임단협 1차 잠정합의안이 최종 타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건 단 4번 뿐이었고, 1998년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드리운 조선업계 위기가 노사갈등을 키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5년 1월, 해를 넘겨 마련된 2014년도 임단협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더니 2016년부터 올해까진 매년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2022년의 경우 단 4표 차이로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되기도 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