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최근 코스닥 상장사 코스모로보틱스가 상장 과정에서 대규모 허위 매출 반영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한국거래소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특히 지난 2023년 ‘파두 사태’로 곤욕을 치렀던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하며 코스모로보틱스를 주요 IPO 주관 성공 사례로 꼽았던 만큼, 또다시 부실 실사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경찰 "매출 약 35억원 부풀려"…거래소 확인 착수
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거래소는 코스모로보틱스와 공동대표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NH투자증권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계약서, 제품 인도 내역, 대금 회수 현황 등을 재확인하고, 상장예비심사 당시 회사와 주관사가 소명한 내용이 사실과 부합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9일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행위) 혐의로 코스모로보틱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회사의 2025년 연결 매출(약 88억6천만원)가운데 약 40%에 해당하는 35억원이 부풀려졌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해 유럽 자회사 매출 20억원이 포함됐는데, 이는 기존 존재하던 매출 거래의 고객사 명의를 바꾸고 렌탈 거래를 일시 판매 매출로 잡은 것으로 추측된다.
경찰은 허위 매출로 의심되는 35억원이 올해 상반기 공모 과정에서 제시된 2025년도 재무제표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압수수색 직후인 9월 29~30일 주가는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해 1만1390원에서 7520원으로 떨어졌다. 5월 11일 공모가 6000원에 상장한 뒤 최고 6만8500원까지 올랐던 것을 보면 격차가 체감된다. 당시 공모에는 일반투자자 청약 금액만 약 12조6천억원이 몰렸고, 회사는 250억2천만원을 조달했다.
상장 이후 실적도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3% 줄었다. 상장 추진 당시 제시한 2026년 연간 매출 추정치(129억원)의 20%에도 못 미친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60억원으로, 증권신고서에 제시한 연간 추정 손실을 반년 만에 채웠다.
최대 거래처, 자본 2천만원 1인 회사?...'파두 사태' 소환까지
코스모로보틱스의 지난해 연결 매출 가운데 약 30%를 차지한 최대 거래처가, 자본금 2000만원의 1인 회사라는 논란도 불거졌다. 전날 에너지경제는 2025년 12월 룩셈부르크에 설립된 'MOVEMENTUM S.àr.l.'에 대해 이 같이 전하며, 해당 회사 대표가 유럽 자회사 선임고문을 지낸 인물이라고 밝혔다. 보도에는 이 회사가 설립 직후 기존 고객의 약 27억원 규모 계약을 넘겨받았고 설립 시기와 첫 대금 입금 시점이 모두 상장예비심사 기간 안에 있지만, 코스모로보틱스는 해당 매출이 적법하며 고객사가 전혀 관련 없는 제3자라고 주장했다는 내용이 실렸다.
시장에서는 주관사들이 상장 전부터 있었던 위험 신호를 충분히 걸러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증권신고서에는 유럽 자회사 거래처의 대금 지급 지연, 두 차례의 변경계약, 계약상 권리·의무의 신설 법인 이전이 이미 담겨 있었다. 당시 회수 대금은 전체의 51.18%에 그쳤으나 손상은 인식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2022년 감사의견 '한정'과 완전자본잠식 이력, 러시아 매출 편중, 높은 PER 적용 등 사전 지적 사항도 거론한다.
NH투자증권의 상황은 더 민감하다. 회사는 지난 7월 올해 상반기 순이익 9652억원의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IPO 주관 리그테이블 1위 성과 사례로 코스모로보틱스를 언급한 바 있다. 성과로 내세운 딜이 수사 대상이 되고, 과거 ‘파두 사태’까지 소환되며 NH투자증권은 대상 기업에 대한 실무 검증 소홀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스모로보틱스의 공모가에 유럽 매출채권 회수 지연 등이 포함돼 파두의 뻥튀기 상장과는 결이 다르다는 말도 나온다. 상장 직후 매출 급감 반영을 안 한 추정 실적으로 몸값을 산정한 파두와 달리, 코스모로보틱스는 유럽 매출을 일회성으로 보고 공모가 산정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실제 회사의 유럽 매출 추정치는 지난해 약 29억원에서 올해 약 10억원으로 낮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해당 사례로 IPO 심사가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
검찰 기소 시 거래정지 및 손배소 후폭풍 예상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경찰 수사와 별개로 거래 계약서, 제품 인도 내역, 대금 회수 현황 등 사실관계 전반에 대한 재확인 및 소명 요청 조치에 착수했다. 상장예비심사 당시 제출된 서류에 거짓이나 중요사항 누락이 있었는지를 집중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경찰 수사를 통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증권신고서 중요사항 허위 기재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거나 검찰 기소가 이뤄질 경우, 코스모로보틱스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또한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 실사 등 기업실사 의무 위반에 따른 과징금 등 행정 제재를 받을 수 있고, 허위 공시 및 실사 부실을 이유로 손실을 입은 소액주주들의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거센 법적 후폭풍에 직면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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