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사모운용사가 4년 새 60%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미공개 정보를 가족 법인에 활용하거나 준법감시인을 두지 않는 등 위법행위가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칼을 빼 들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금융투자협회와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신설 사모운용사 CEO 등 170여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국내 등록 사모운용사는 2021년 말 273개사에서 지난해 말 430개사로 4년 만에 5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운용사 수는 빠르게 늘었지만 지난해 기준 사모운용사 한 곳당 평균 임직원은 14.4명에 그쳤다.
금감원은 소규모 인력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업무 미숙에 따른 법규 위반과 투자자 보호 소홀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검사 과정에서는 투자자 이해와 직결되는 위법·부당 행위가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임직원이 직무상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례가 적발됐다. 한 운용사에서는 펀드에 편입할 예정인 교환사채(EB)·전환사채(CB) 관련 정보를 이용해 가족이 소유한 법인이 수익증권을 취득하도록 했다.
펀드 운용의 독립성을 훼손한 사례도 있었다. 투자자의 요청에 따라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운용하거나 판매사 요청을 받고 해외 특수목적법인(SPV)의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든 경우다. 투자자나 판매사와의 이면계약 등에 따라 운용 지시를 받은 사례도 주요 위반 유형으로 꼽혔다.
내부통제의 핵심인 준법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운용사도 적발됐다. 준법감시인을 아예 선임하지 않거나 준법감시인에게 펀드 자산 가치평가와 운용지시서 작성 등 자산운용의 본질적 업무를 맡긴 사례가 확인됐다.
준법감시인의 보수·평가 기준을 회사의 재무적 경영성과와 연동하지 않도록 별도로 마련해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은 곳도 있었다.
임직원이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상장주식을 거래하고도 회사에 계좌 개설 사실이나 월별 매매명세를 알리지 않은 사례도 적발됐다.
서재완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보는 “그간 제재사례 등에 대한 지속적인 안내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위법행위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내부통제 최고책임자인 CEO의 관심이 부족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에도 투자자 이익을 침해하거나 자본시장의 질서를 훼손하는 위법행위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며 “적극적인 시장 퇴출 등으로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CEO 설명회와 준법감시인 워크숍 등을 통해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투자협회도 준법감시인 양성과정과 내부통제·리스크관리 심화과정, 위험관리책임자 실무과정 등 사모운용사 대상 교육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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