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큰일이다.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이 당분간 팀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
구자욱은 9월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 사달이 났다. 1회 주자 없는 2사에서 구자욱이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공이 베이스에 맞고 뒤로 튀었다. 이를 본 구자욱은 1루를 거쳐 2루에 안착했다.
그런데 표정이 이상했다. 구자욱은 슬라이딩과 동시에 얼굴을 찡그렸다. 왼쪽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고 더그아웃에 사인을 보냈다. 결국 대주자 박승규와 교체되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편치 못한 걸음걸이에서 부상이 작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삼성 관계자는 "구자욱은 왼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되었다. 아이싱 진행 후 병원 진료 예정"이라고 했다.


다행히 경기는 삼성이 6-2로 승리했다. 이어진 1회 2사 2루에서 르윈 디아즈가 선제 1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날의 결승타. 2회 이재현이 달아나는 투런 홈런을 쳤다. 한화는 3회 심우준의 투런 홈런으로 맞섰다. 5회 최형우가 쐐기 스리런 홈런을 신고했다. 아리엘 후라도가 7이닝을 2실점을 기록했고, 불펜진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끝냈다.
구자욱은 올해 114경기 156안타 15홈런 88득점 102타점 타율 0.371 OPS 1.039를 기록 중이다. 리그 타율 1위, 최다 안타 공동 6위, 득점과 타점 8위, 3루타(6개) 공동 4위 등 타격 전 부문에서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생애 첫 타격왕도 가시권이다.
단순한 타율 1위 타자의 이탈이 아니다. 삼성은 구자욱이 1군 엔트리에 포함된 경기에서 승률 0.635(73승 3무 42패)를 기록했다. 현 리그 1위 KT의 승률이 0.629(83승 4무 49패)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구자욱이 뛰는 삼성은 리그 최강을 다투는 팀이라 볼 수 있다. 반면 구자욱이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면 승률은 0.412(7승 10패)로 급감한다.


팀 득점력이 달라진다. 구자욱은 지난 4월 14일부터 5월 4일까지 갈비뼈 미세 실금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이때 삼성의 득점권 타율은 0.218에 불과했다. 리그 10위다. 팀 타율은 0.267로 4위, 중심타선 타율도 0.320으로 2위였다. 구자욱 한 명 빠졌을 뿐인데 타선이 유기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당장 이날 경기도 그랬다. 구자욱이 빠진 3번 자리에서 안타는 없었다. 박승규가 3루수 땅볼, 포수 파울 뜬공, 김헌곤이 3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디아즈와 최형우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대량 득점은 쉽지 않았을 수 있다.
선수들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다. 삼성은 아직 1위를 포기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순간 더그아웃 리더의 이탈은 치명적이다. 최형우가 직접 선수단을 이끌기엔 나이가 적지 않다. 구자욱이 주장이기도 하고, 나이와 성적을 모두 고려했을 때 팀을 이끌 적임자다.
김영웅의 사례에서 구자욱이 얼마나 섬세하게 선수단을 이끄는지 알 수 있다. 올해 김영웅은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본인도 스트레스가 컸는지 시즌 중반 공격적인 스윙보다는 출루에 방점을 둔 적이 있다. 이를 눈치챈 구자욱이 "눈치 보지 말고 그냥 돌려"라고 조언을 해줬다고 한다. 그 다음 날인 8월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김영웅은 만루 홈런을 때려냈다.

햄스트링은 재발이 잦은 부위다. 완벽하게 돌아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 구자욱은 9월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도 햄스트링에 불편감을 느낀 바 있다. 포스트시즌까지 고려했을 때 구자욱은 당분간 자리를 비울 것으로 보인다. 그 빈자리를 슬기롭게 메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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