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동남아 대신 중국으로”…LCC, 무비자 종료 앞두고 노선 확대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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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타항공 비행기. /파라타항공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올해 12월31일까지 최장 30일 체류를 허용하는 중국 무비자 입국 종료가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국 노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유가·고환율 여파로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공급 확대로 운임 경쟁이 심화한 일본·동남아 대신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중국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는 모습이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파라타항공은 오는 11월 9일부터 인천~선전 노선에 260석 규모의 A330-200을 투입해 주 4회(월·화·목·금) 일정으로 신규 취항한다. 화웨이·텐센트·BYD·DJI 등이 자리한 첨단산업 도시 선전의 기업 출장 수요까지 겨냥한 전략이다.

파라타항공에 앞서 다른 LCC들도 중국 노선을 잇달아 확대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8월 인천~후허하오터, 이달 1일 대구~장자제에 이어 내달 28일 인천~샤먼(주 4회), 12월 부산~항저우(주 4회) 등을 신규 취항하며 올해 중국 신규 노선을 6개로 늘린다. 부산~샤먼, 청주~샤먼 등 지방공항발 노선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제주항공도 지난 23일 부산~구이린(주 4회)에 신규 취항하며 중국 정기 노선을 12개로 확대했고, 같은 날 인천~구이린(주 4회) 운항도 재개했다. 연내에는 대구~상하이, 제주~청두·충칭 노선 신규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 17일 인천~이창 노선에 취항했으며 내달 12일부터 주 4회로 증편한다. 트리니티항공(옛 티웨이항공)은 6월 인천~선양 노선을 재개한 데 이어 7월부터 인천~칭다오·지난을 매일 운항하고 있으며, 이달에는 대구~장자제 노선도 재개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중국 운수권을 확보한 에어로케이는 청주발 부정기편으로 수요를 점검한 뒤 11월 청두, 12월 베이징·상하이 정기편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LCC들이 중국 노선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수요뿐 아니라 독특한 시장 구조가 있다. 중국은 항공자유화가 적용되는 일본·동남아 일부 지역과 달리 정부 간 협의를 통해 노선별 운수권을 배분받아야 취항할 수 있다. 공급이 제한적인 만큼 운임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주요 노선이 그동안 대형항공사(FSC) 중심으로 운영돼 LCC의 진입 여지도 있다는 평가다.

단체·개별 여행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는 데다 기업 출장 등 상용 수요도 견조해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상하이 등에는 국내 기업의 생산기지와 법인이 밀집해 출장 수요가 꾸준하다. 관광객으로 좌석을 채우면서 비즈니스석 등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상용 수요까지 확보하려는 것이 LCC들의 계산이다.

무비자 정책도 영향을 끼쳤다. 비자 발급 절차 없이 여권만으로 갈 수 있게 되면서 중국 여행의 진입장벽을 낮춘 데다 짧은 비행시간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현지 물가, 상하이·충칭·칭다오 등 도시별 미식, 왕훙(인플루언서) 체험 같은 도시별 여행 콘텐츠가 확산하면서 젊은 층의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고환율과 유류할증료 부담으로 장거리 여행을 줄이고 근거리 여행지를 찾는 수요 역시 기존 동남아에서 중국으로 옮겨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국행 수요는 공급 증가폭을 웃돌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 노선 여객은 1361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운항 편수 증가율은 7.9%에 머물렀다.

인천발 주요 중국 노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8월 인천~광저우·베이징·상하이·칭다오 4개 노선 여객은 429만3000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0% 늘었다. 반면 운항 편수는 2만3894편에서 2만4590편으로 2.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노선별 여객 증가율은 광저우 29.8%, 베이징 26.6%, 상하이 23.2%, 칭다오 13.8%였다. 편당 여객도 평균 147명에서 175명으로 18.5% 증가했다.

개천절이자 추석 연휴 첫 날인 지난해 10월 3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뉴시스

여행업계에서도 중국 선호도 상승이 확인된다. 올해 1~5월 하나투어의 중국 여행 상품 예약자는 전년 동기 대비 24%, 모두투어는 153% 증가했다. 여름 성수기인 7월 18일부터 8월 8일까지 모두투어의 해외여행 예약 비중은 중국이 27.4%로 동남아(24.3%)와 일본(18.2%)을 웃돌았다.

지난 추석 연휴에도 중국 여행 수요가 두드러졌다. 하나투어의 23~27일 출발 해외여행 예약 비중은 중국 32%, 일본 31%, 동남아 27%로 나타났다. 모두투어 역시 24~27일 출발 예약에서 중국 비중이 35.7%로 일본(26.9%)과 동남아(24.9%)를 앞섰다. 노랑풍선에서도 중국이 37.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수요를 바탕으로 중국 노선 운수권도 확대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25개 국제항공 노선의 운수권을 10개 국적 항공사에 배분했다.

한·중 여객 운수권은 주 608회에서 664회로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인천~베이징은 주 38회에서 52회, 인천~상하이는 주 56회에서 63회, 인천~광저우는 주 21회에서 28회로 각각 운항 횟수가 확대된다. 인천~베이징에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이 각각 주 7회를 배분받았고, 인천~광저우에는 진에어가 주 7회를 배분받았다. 인천~상하이에는 파라타항공(주 4회)과 에어프레미아(주 3회)가 새롭게 진입한다. 부산·청주·대구·무안·양양 등 지방공항에서도 청두·하얼빈·다롄·샤먼·상하이·항저우 등을 잇는 신규 노선이 잇따라 개설될 전망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출혈경쟁도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동남아와 달리 노선별 운수권을 배분 받아야 하는 데다 신규 취항이 늘더라도 중국의 넓은 시장 특성상 특정 노선에 항공사가 집중돼 운임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진단에서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중국은 지역이 넓은 데다 신규 취항도 특정 지역에 집중되기보다는 중부·서부권 등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있어 일본·동남아처럼 특정 노선에 공급이 몰려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은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중국의 무비자 정책 변화다. 중국 무비자가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정책 종료 이후 비자 발급 부담이 다시 생기면 여행 수요가 일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노선 개설과 증편이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수요 증가세가 꺾일 경우 항공사들의 탑승률과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무비자가 종료되면 수요가 꺾일 수 있겠지만 급격히 감소하기보다는 완만하게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무비자 정책이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중국 여행 자체에 대한 수요가 형성된 만큼 비자 제도만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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