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인천 송도가 ‘전주기 바이오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중심으로 형성된 바이오 산업 생태계에 롯데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가세한 데 이어 대웅제약까지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 거점을 열면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의 외연이 넓어지고 있다.
3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 28일 송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소’ 개소식을 열었다. 새 제조소는 무균 제조와 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임상연구에 쓰이는 줄기세포와 면역세포 제품을 생산한다. 대웅제약은 연내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처리를 위한 법적 허가를 마치고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10여년간 경기 용인 바이오센터를 중심으로 줄기세포와 면역·유전자 치료제 연구 기반을 구축해왔다. 앞으로 용인에서 축적한 연구 성과를 송도에서 임상연구용 제품으로 생산하고, 지역 내 대학·연구기관·의료기관과 산·학·연·병 협력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송도 거점이 연구개발(R&D) 성과를 임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 셈이다.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의 출발점은 대규모 생산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생산시설을 잇달아 구축하면서 송도는 국내 대표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로 성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월 18만리터 규모 5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2공장에 1000리터 규모 바이오리액터를 추가해 송도 1~5공장의 생산능력을 총 78만5000리터까지 끌어올렸다. 제2바이오캠퍼스에는 2032년까지 6~8공장을 순차적으로 추가하는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송도 1~3공장에서 총 25만리터 규모의 원료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2024년 말 상업생산에 들어간 3공장의 가동을 확대하는 한편 신규 완제의약품(DP) 공장도 상업생산을 준비 중이다. 지난 3월에는 총 18만리터 규모의 4·5공장을 추가하는 1조2000억원 규모 증설 계획도 내놨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합류로 생산기지의 규모는 더 커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의 주요 건설을 마치고 사용승인을 받았다. 1만5000리터 배양기 8기를 갖춘 12만리터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시설로, 하반기 시운전과 생산시스템 검증을 진행 중이다. 지난 8월에는 전 임직원의 송도 캠퍼스 입주도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송도에 구축한 시설의 생산능력을 합하면 약 116만리터에 달한다.

최근에는 생산시설뿐 아니라 R&D와 공정개발 기능도 송도로 모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1월 본사와 연구소를 송도 ‘글로벌 R&PD센터’로 이전했다.
총 3772억원이 투입된 이 센터는 R&D와 공정개발(PD), 품질분석을 한 건물 안에서 연결하도록 설계됐다. 백신 연구를 위한 전문 실험실과 상업생산 이전 단계의 공정을 검증하는 파일럿랩도 갖췄다.
머크와 싸이티바, 써모피셔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도 송도에 거점을 두고 있다. 이들은 원부자재 공급과 연구·공정지원 등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 생명과학 기업 싸토리우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송도에 대규모 생산·R&D 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다. 대형 바이오 생산기업에 글로벌 원부자재·장비 기업까지 더해지면서 송도의 바이오 산업 기반도 전후방으로 넓어지고 있다.
창업 인프라도 확충되고 있다.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지에는 바이오 창업기업을 육성하는 ‘K-바이오 랩허브’가 들어선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건축비 93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2만375㎡ 규모의 시설을 2028년 말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바이오산업은 연구개발부터 공정개발, 임상, 허가, 상업생산까지 긴 시간과 전문 인력이 필요한 산업이다. 여기에 원부자재와 장비 공급, 품질관리 등 생산을 뒷받침하는 전후방 산업도 필수적이다. 기업과 대학·연구기관, 창업기업뿐 아니라 관련 협력사가 한 지역에 집적될수록 인력과 기술 교류, 협업 측면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송도의 강점도 생산시설 규모 자체에서 인력과 연구기관, 협력사 등이 함께 모여 있는 산업 생태계로 옮겨가고 있다. 기존 기업의 투자가 원부자재·장비 기업과 인재를 끌어들이고, 다시 새로운 투자를 유인하는 집적 효과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송도는 생산시설을 넘어 R&D와 임상, 인력, 관련 인프라까지 집적되면서 바이오 생태계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글로벌 바이오산업이 기업 간 경쟁에서 클러스터 간 경쟁으로 확장되는 만큼 송도의 전략적 가치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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