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근력보다 빠르게 줄어드는 '근파워'[김태오의 피트니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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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태오 칼럼니스트] 나이가 들수록 운동의 목표도 달라진다. 젊을 때는 근육을 키우거나 더 무거운 중량을 드는 것이 성취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노년기에는 혼자 의자에서 일어나고, 계단을 오르고, 안정적으로 걷는 능력이 일상의 자유와 직결된다. 중요한 질문은 ‘근육이 얼마나 많은가’에서 ‘필요할 때 내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가’로 넓어져야 한다.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의 2026년 세계 피트니스 트렌드에서 ‘노년층을 위한 피트니스 프로그램’은 2위, ‘기능적 피트니스 트레이닝’은 10위에 올랐다. 이는 운동 현장에서도 일상 기능과 기능적 자립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태오 대표(오른쪽)가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서는 운동을 지도하고 있다. /김태오 대표 제공

이때 살펴볼 체력 요소가 근파워다. 근력이 얼마나 큰 힘을 낼 수 있는지를 뜻한다면, 근파워는 힘과 움직임의 속도가 결합된 능력이다. 같은 수준의 근력을 갖고 있어도 힘을 내는 속도가 다르면 실제 움직임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노화와 함께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연구에서는 근파워가 근력보다 더 빠르게 감소하는 경향도 보고된다. 활동적인 여성을 연령대별로 비교한 연구에서도 고령군은 젊은 군과 중년군보다 점프 수행능력이 낮았다. 다만 이런 결과가 모든 사람의 변화 속도가 같다는 뜻은 아니다. 개인의 운동 경험과 건강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다.

근파워의 변화에는 빠른 힘 발휘에 관여하는 제2형 근섬유의 변화, 신경근 기능 저하, 신체활동 감소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체성분 검사상 골격근량이 크게 부족하지 않아도 “움직임이 예전보다 둔해졌다”거나 “앉았다 일어서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고 느낄 수 있다. 근육이 어느 정도 있는 것과 그 근육을 일상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운동 현장에서도 이런 차이를 본다. 필자가 회원을 지도하다 보면 머신에서는 충분히 힘을 발휘하고 골격근량도 크게 부족하지 않지만, 의자에서 일어서거나 방향을 바꾸고 한쪽 다리로 중심을 잡을 때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무거운 중량은 들지 못해도 걷기와 일어서기가 안정적인 사람도 있다. 물론 몇 가지 동작만으로 근파워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중장년 이후에는 체중이나 골격근량의 변화와 함께 “계단 오르기가 편해졌다”, “일어서기가 쉬워졌다”, “걷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작은 변화는 검사 수치보다 일상에서 먼저 느껴질 때가 있다. 회원의 말을 잘 듣는 이유다.

스텝박스를 이용한 계단 오르는 운동 장면. /김태오 대표 제공

갑자기 중심을 잃는 상황을 떠올리면 움직임의 속도가 왜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발이 걸렸을 때 몸을 지탱하려면 짧은 순간에 발을 내딛고 하체에 힘을 발휘해야 한다. 여기에는 근파워뿐 아니라 균형 능력, 감각, 반응 능력도 함께 작용한다. 따라서 근파워만 높이면 낙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고령자를 추적한 연구에서는 근육량, 근력, 근파워, 신체 수행능력의 감소가 각각 낙상에 대한 두려움 증가와 관련됐다. 노년기 운동에서 ‘힘이 얼마나 센가’와 함께 ‘그 힘을 필요한 순간에 쓸 수 있는가’를 살펴야 하는 이유다.

체력 평가도 이런 관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체중, 체지방률, 제지방량은 몸의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실제로 얼마나 잘 걷고 일어서며 균형을 유지하는지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균형, 보행 속도, 의자 일어서기를 함께 살피는 간이신체수행검사(SPPB)처럼 일상 동작을 평가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방향 전환이나 이동 중 균형이 걱정된다면 그에 맞는 평가도 추가할 수 있다. 검사에서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보다, 어려운 동작을 찾아 개인에게 필요한 운동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같은 의자 일어서기라도 반복 횟수만 볼 때와 일어나는 속도까지 살필 때 얻는 정보는 다르다. 이런 작은 관찰을 기록하면 운동의 목표와 변화를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시니어에게 처음부터 빠르고 폭발적인 동작을 시켜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먼저 근력과 관절 상태, 균형 능력, 운동 경험을 확인해야 한다. 이후 자세가 안정적인 범위에서 일어서는 동작을 조금 더 빠른 의도로 수행하거나, 적절한 저항을 이용해 힘을 내는 속도를 단계적으로 높일 수 있다. 미국체력관리학회(NSCA)는 고령자의 파워 훈련 방법 중 하나로 최대 한 번 들 수 있는 무게인 1RM의 약 40~60% 수준에서, 들어 올리는 구간을 빠르게 수행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수치가 모든 사람의 시작 강도를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지도에서는 자세가 무너지거나 균형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 움직임의 질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웨어러블 무릎 보행보조 로봇 체험 장면. /김태오 대표 제공

필자는 앞으로의 시니어 피트니스가 ‘근육을 얼마나 만들었는가’에 더해 ‘그 근육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육량과 근력은 여전히 중요하며, 근파워를 발휘하는 토대이기도 하다. 여기에 걷기, 일어서기, 균형 잡기, 필요한 순간에 힘을 내는 능력까지 살펴야 운동의 성과를 생활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혼자 걷기 어려운 경우에는 사진 속 무릎 보행 보조 로봇처럼, 전문가의 평가와 지도 아래 보조 기술을 활용해 움직임을 연습할 수도 있다. 노년기 운동이 지켜야 할 것은 기록만이 아니다. 내 힘으로 일어나고, 걷고, 계단을 오르며, 가능한 한 오래 스스로 일상을 이어가는 시간이다. 그것이 기능적 자립성이다.

김태오 글로우핏 대표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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