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자신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한미약품그룹 전직 임원들을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한양정밀의 자금거래와 배당 등을 둘러싸고 전직 임원들은 회사 자금의 사적 유용 가능성을 제기한 반면, 신 회장 측은 외부감사 자료에 나타난 거래를 정상적인 경영활동과 재무거래로 봐야 한다며 양측의 법적 공방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22일 신 회장 측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1일 한미약품(128940)그룹 전직 임원들을 무고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서울 용산경찰서에 제출했다. 앞서 지난 11일 전직 임원 3명이 신 회장과 장남 신유섭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대응이다.

이번 사건에서 양측이 맞서는 지점은 신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양정밀의 자금 흐름과 배당, 관계사 거래 등이다. 전직 임원들은 한양정밀과 관계회사의 감사보고서 및 공시자료 등을 근거로 신 회장과 회사 사이에서 이뤄진 일부 거래가 회사 자금의 사적 이용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직 임원들이 문제 삼은 거래 중 하나는 단기대여금이다. 이들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약 4673억원의 단기대여금이 반복적으로 인출됐다가 결산 시점에 상환됐다고 주장했다. 또 2024~2025년에는 약 444억원이 한미사이언스 주식 취득에 활용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배당과 관계사 거래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전직 임원들은 2020년 한양정밀의 중간배당 과정에서 금융자산 매각과 금융기관 차입 등으로 마련한 자금이 배당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특정 업체가 설비투자와 원재료 매입 과정에 관여한 거래에 대해서도 회사 자금이 부적절하게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 회장 측의 설명은 다르다. 한양정밀과 신 회장 사이의 금전 대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거래이며, 회계감사와 세무조사에서도 정상적인 거래로 인정됐다는 입장이다. 2020년 중간배당 역시 누적된 배당가능이익을 토대로 관련 법령에 따라 결정됐으며 세금 납부 등 필요한 절차도 거쳤다고 반박했다.
관계사 거래에 대해서도 회사 자금 유출과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 회장 측은 특정 업체를 거래에 개입시킨 것이 아니라 구매를 일원화해 단가를 낮추기 위한 목적의 거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같은 감사보고서와 회계자료를 두고 양측이 거래의 성격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셈이다. 전직 임원들은 공개된 재무자료에 나타난 자금 이동과 거래 구조를 근거로 횡령·배임 가능성을 제기했고, 신 회장 측은 개별 거래의 배경과 계약관계, 실제 자금 흐름 등을 종합하지 않은 채 범죄 혐의로 연결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특히 신 회장 측은 외부감사보고서 등 공개 자료만으로 형사 혐의를 단정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감사 절차를 거친 회계자료에 특정 거래가 기재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횡령·배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자금의 사용 목적과 거래 상대방과의 관계, 법적 절차 준수 여부 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법적 공방은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갈등과도 맞물려 있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로서 그룹 경영에 관여해 왔으며, 그동안 전문경영인 체제를 둘러싼 입장을 밝혀왔다. 전직 임원들의 고발 배경에 대해서는 신 회장 측이 경영권 갈등과의 연관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고발과 경영권 분쟁 사이의 구체적인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신 회장 측은 이번 고소와 별개로 관련 의혹이 외부에 전달되는 과정에서도 법적 책임을 검토하고 있다. 신 회장 측은 고발 내용이 언론에 전달되면서 신 회장과 한양정밀의 명예 및 신용이 훼손됐다고 주장하며 추가적인 민·형사상 대응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 회장은 "공개된 감사보고서와 회계자료를 법적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가 임의로 해석해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이를 언론에 전달하는 것은 사법시스템과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신 회장과 한양정밀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한 당사자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