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둘러싼 ‘연임 개헌론’에 선을 그으면서, 이번 논란은 사실상 일단락된 모습이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개헌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대통령 기자회견 이틀 만에 ‘개헌 추진단’을 출범시켰고, ‘내년 상반기 국민투표’라는 구체적인 시간표도 언급했다.
하지만 개헌 논의가 국회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논의 파트너인 국민의힘이 개헌 추진과 관련해 ‘국면 전환용’이라고 의심하며, 논의에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치권에서도 추석 연휴 직후 국정감사 등이 있는 만큼,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기자회견 이틀 만에 ‘개헌 추진단’ 출범
지난 18일 이 대통령은 ‘연임 개헌’ 논란과 관련해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후 민주당은 이틀 후인 20일 개헌 추진단을 출범시키며 개헌 추진을 본격화했다.
김민석 대표는 출범식에서 “(이 대통령이) 야당이 제기하는 걸림돌도 명확히 정리하셨다”며 “이제 말꼬리 잡기보단 진지한 개헌 논의로 전환하자”고 촉구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선 △5·18 민주화운동 및 부마 민주항쟁 정신 헌법 전문 수록 △국민기본권 강화 △권력구조 개편 및 정치제도 개선 △사회권적 기본권의 헌법 반영 등이 개헌 의제로 거론되고 있다.
개헌을 하기 위해선 최종적으로 국민투표(국민 과반수 투표에 과반수 찬성)가 필요한데, 추진단은 ‘내년 상반기 국민투표’라는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제시했다. 올해 말까지 민주당 안을 도출하고, 내년 3∼4월까지 정당 간 합의안을 만들어 상반기에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개헌을 2027년 실시되는 총선과 분리해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개헌이 총선 시기와 맞물리면 정당 간 이해관계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21일에도 민주당은 개헌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민주당TV’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저렇게까지 말씀하셨는데, (개헌을) 안 한다면 그에 대한 답은 이제 국민의힘에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서미화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87년 체제는 지금의 대한민국에 맞지 않는 옷”이라며 개헌을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개헌 속도전에 나선 것은 이 대통령을 둘러싼 ‘연임 개헌’ 논란이 사실상 일단락됐고, 추석 연휴를 앞둔 만큼 논의에 불을 지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 국힘, 논의 여부 ‘미지수’
하지만 국민의힘이 여전히 ‘연임 개헌론’의 의구심을 지우지 않으면서 개헌 논의가 본격화할지는 미지수다. 장동혁 대표는 이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 생각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현란한 말재간만 남은 회견이었다”며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연임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선언이 그리 어려운가”라고 적었다.
국민의힘은 이번 개헌 드라이브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덮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는 의심도 하고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대표와 민주당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뜬구름 잡는 개헌 추진이 아니다”라며 “사법 정의를 무너뜨릴 뻔한 참담한 인사 실패에 대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석고대죄하는 것이 먼저”라고 직격했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대표의 당 대표 취임 후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한 점을 거론하며 “‘나락대표’ 소리가 듣기 싫다면, 개헌이라는 개꿈에서 깨어나 민생에 집중하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김태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개헌 논의 자체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며 “국민께서 우려하는 민주당식 일방 개헌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 스스로 헌법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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