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1점 승부의 디테일. 한준수가 해결했지만, KIA 타이거즈는 찜찜한 하루였다.
KIA는 17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을 2-0으로 잡았다. 김도영과 박재현, 성영탁 없이 치른 두 번째 경기서 첫 승을 거뒀다. 2번타자 한준수 카드가 결국 통했다. 또한, 이날 경기가 없었던 3위 LG 트윈스와의 격차를 2.5경기차로 좁힌 것도 수확이었다.

그러나 크게 웃을 수 없는 경기였다. 직전수행과정에서 실수가 또 나왔기 때문이다. 우선 희생번트를 깔끔하게 하지 못한 장면들이 나왔다. 4회말 무사 1,2루서 김선빈의 번트가 떴다. 결국 2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6회말 무사 1,3루 찬스서 김선빈의 투수 땅볼로 3루 주자 헤럴드 카스트로가 런다운에 걸려 아웃된 건 차라리 불운이었다. 7회말 무사 1루서 정현창의 플레이가 아쉬웠다. 볼카운트 2B1S서 박준현의 4구 154km 하이패스트볼에 희생번트를 댔다.
그러나 이 타구가 떴다. 그러자 키움은 투수 박준현과 1루수 맷 데이비슨이 쫓아갔다. 탄도가 너무 높지 않았고, 심판진은 고의낙구를 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하지 않았다. 그런데 타구가 박준현과 데이비슨 사이에 뚝 떨어지고 말았다.
정현창은 스타트를 끊긴 했는데 멈칫 하다 전력 질주를 하지는 못했다. 결국 박준현이 1루 커버를 들어온 2루수 서건창에게 송구해 1아웃을 잡았고, 서건창이 1루주자 김태군을 태그, 더블플레이를 해냈다. 정현창이 처음부터 전력 질주했다면 1루 주자 김태군도 허무하게 아웃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후 KIA로선 박정우의 볼넷과 한준수의 결승 2루타, 헤럴드 카스트로의 쐐기 1타점 2루타가 터졌으니 다행이었다. 그러나 8회말에 또 한번 아쉬움을 남겼다. 김태군이 무사 1,2루 찬스서 이날 가장 깔끔하게 희생번트를 댔다. 1사 2,3루 찬스.
KIA는 반드시 1점이 필요한 상황. 다시 타석에는 정현창. 키움 마운드는 불펜에서 가장 스피드와 구위가 좋은 카나쿠보 유토. 초구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 정현창은 그냥 지켜봤다. 어차피 ABS 끝에 걸린 공이었다.
그러자 이범호 감독이 회심의 작전을 걸었다. 정현창은 고영민 3루 작전코치의 사인을 보고 고개를 두 번 크게 흔들었다. 유토가 투구 동작에 들어가자마자 번트 자세를 취했다. 또한, 2루 주자 김호령, 3루 주자 하주석은 번트를 대기도 전부터 뛰기 시작했다.
수어사이드 스퀴즈 번트였다. 1점을 짜내기 위한 스퀴즈는, 투수가 투구 동작에 들어갈 때부터 3루 주자가 홈으로 뛰기 시작한다. 타자가 번트를 대면 그만큼 득점 확률은 높아진다. 대신, 투수가 이를 눈치 채고 주자를 견제하거나 타자가 번트를 대지 못하면 낭패다.
KIA는 이때 후자의 케이스, 정현창이 돌연 방망이를 거둬 들였다. 사실 건드리기 어려운 코스의 공이었다. 유토의 2구 슬라이더는 터무니없이 바깥쪽으로 높게 치솟았다. 포수가 겨우 잡았다. 그러나 이미 주자들이 스타트를 끊었으니 일명 ‘개구리 번트’라도 해서 최소한 파울이라도 만들어야 했다. 그것이 주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현창은 어찌된 일인지 방망이를 거뒀고, 하주석은 홈으로 달려오다 갑자기 멈춰선 채 허무하게 아웃되고 말았다. 정현창도 삼진을 당하면서 공수교대. 중계방송사 MBC스포츠플러스는 3루 덕아웃의 이범호 감독을 한참 잡았다. 이범호 감독의 얼굴은 절묘하게 가렸지만 어떤 표정일지는 안 봐도 비디오였다.

KIA는 김도영, 박재현 없이 2경기를 치러 1승1패를 했다. 아직도 5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아무래도 1점을 내기 쉽지 않은 타선이다. 그래서 작전수행능력이 참 중요한데, 이겼음에도 찜찜할 수밖에 없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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