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류한준 기자]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부는 실바로 시작해 실바(쿠바)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GS칼텍스 우승을 이끌었고 V-리그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모두 차지했다.
GS칼텍스는 다가오는 2026-27시즌 V-리그 준비 과정 중 하나로 일본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시에 있는 아스테모 리발레에 전지 훈련 캠프를 차렸다. 실바는 전지 훈련지를 찾은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4시즌 연속으로 V-리그를 뛰는 최초의 외국인선수라는 사실에 대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이면 36세가 된다. 실바는 "내 배구 인생을 돌아보면 25점 한세트에 비교할 경우 23점쯤 온 것 같다"며 "프로 선수는 몸으로 일하는 직업"이라며 "예전과 같은 파워를 보여줄 수 없어 벤치를 지켜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물러나야 한다. 지금과 같은 에너지와 파워를 보여주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 승리를 위해 달려드는 모습을 끝까지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GS칼텍스 유니폼을 처음 입었을 당시 V-리그에서 이렇게 오래 뛸 줄 몰랐다고 했다. 그런데 한 시즌을 보낸 뒤 생각이 달라졌다. 실바는 다른 리그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적응하기 보다 자신과 가족 모두가 편안함을 느끼는 곳에 머물고 싶었다.
특히 딸 시아나가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해 즐겁게 지내는 모습이 결정적이 됐다. 실바는 지난 시즌도 되돌아봤다.

그는 지난 시즌 봄배구에서 200차례 공격을 시도하고도 공격성공률 50.63%를 기록했다. GS칼텍스는 실바를 앞세워 봄배구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실바는 "나 혼자 힘으로 거둔 성적과 우승이 아니라고 본다"며 "오르락 내리락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해결책을 찾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함께 답을 찾아 우승을 이뤄낸 팀 동료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동료들이 나를 정말 많이 도와줬다"고 얘기했다.
2026-27시즌을 앞두고도 팀을 향한 믿음은 변하지 않았다. 실바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새 시즌에도 충분히 우승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코트 안에 들어가는 선수 한 명 한 명이 모두 그런 자신감을 갖고 있다면 다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동료들이 눈에 보일 정도로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자신했다.
든든한 새 동료로 생겼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네트를 사이에 두고 상대팀(한국도로공사)으로 있던 타나차 쑥솟(태국)이다. 타나차는 태국대표팀 아웃사이드 히터 출신으로 오프시즌 동안 GS칼텍스의 새로운 아시아쿼터 선수로 왔다.
실바도 타나차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는 "타나차는 수비도 잘하고 공격도 매섭다. 나와 '케미'가 잘 맞아 팬들이 좋아할 만한 재미있는 배구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타나차는 실바에게 몰리는 공격 부담을 덜어줄 카드로 꼽힌다. 상대 수비가 실바를 집중 견제할 때 타나차가 반대편에서 공격 활로를 열어준다면 GS칼텍스의 공격 루트도 한층 더 다양해질 수 있다.
실바 하면 떠오르는 숫자는 '1000'이다. 그는 V-리그 최초로 3시즌 연속 1000득점 이상을 올렸다. 대단한 기록이지만 뒤집어보면 그만큼 GS칼텍스 공격이 실바에게 의존해왔다는 의미다.
실바도 "1000점을 올리는 게 팀으로 봤을 때 완벽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 기록에는 자부심이 있다"며 "강인한 신체와 정신력으로 한 시즌을 버텨내며 쌓아올린 숫자"라고 강조했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실바가 많은 공격을 책임지는 건 사실이지만, 성공률이 50%에 달할 만큼 효율이 높았다”며 “확률 높은 공격을 살리는 것이 승리에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말했다.
실바는 GS칼텍스와 V-리그 팬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 그리고 끝까지 싸웠던 선수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류한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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