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농협이 인공지능(AI)을 농업·농촌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경영수단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추진하는 ‘범농협 AI 대전환(AX)’도 중앙회와 계열사의 디지털 혁신을 넘어 전국 농축협의 경영 현장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11일 농협중앙회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경기도 고양시 중앙교육원에서 농축협 조합장을 대상으로 ‘2026년 농심천심 조합장 경영리더십과정’ 1기 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오는 10월까지 총 4개 기수로 운영되는 이번 교육에는 농업·농촌 트렌드와 경제전망, 리더십·소통뿐 아니라 생성형 AI를 활용한 조합경영 혁신이 주요 프로그램으로 포함됐다.
단순한 조합장 교육으로 볼 수도 있지만 농협이 올해 추진해온 AX 전략과 연결하면 의미는 달라진다. AI를 정보기술(IT) 부서의 업무혁신 수단에 머물게 하지 않고 전국 농축협의 경영과 농업인의 영농 활동까지 확대하려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 중앙회 넘어 지역 농축협까지 AX 확산
농협은 지난 6월 ‘NH AX Launch Day 2026’을 열고 범농협 AI 대전환을 공식화했다. 생성형 AI를 농협 업무 전반에 도입하는 동시에 계열사와 전국 농축협으로 AX 전략을 확산하고, 농업인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까지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범농협 AI 대전환의 핵심 중 하나는 ‘농업인 에이전트’다. 영농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AI가 분석해 농업인의 의사결정을 돕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농협은 디지털 영농 플랫폼 ‘NH오늘농사’ 등을 활용해 농업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도 문서 요약과 자료 검색, 보고서 작성 등 업무 전반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이번 조합장 교육은 이 같은 AX 전략의 접점을 지역 농축협 최고경영자까지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중앙회에서 만든 기술이나 시스템을 일선 현장에 내려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조합장이 직접 AI의 활용 가능성을 이해하고 지역별 사업과 경영에 적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농협의 구조를 감안해 조합장의 역할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역 농축협은 경제사업과 금융, 영농지원 등 농업인과 가장 가까운 접점이다. 결국 중앙회와 계열사에서 시작한 AX가 조합장과 임직원을 거쳐 농업인에게 전달돼야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 농촌 위기 풀 ‘생산성 도구’ 될까
농협이 AX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고령화와 인력 부족, 기후변화, 생산비 상승 등 농업·농촌의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정부도 올해 ‘농업·농촌 인공지능 대전환 전략’을 내놓고 AI 적용 범위를 생산 중심의 스마트농업에서 유통·소비와 농촌 생활 전반으로 확대했다. 이어 농업 데이터를 수집·연계하고 표준화해 AI가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AX 데이터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 전국 농축협과 농업인 조직, 경제·금융 사업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전환을 실제 농업 현장에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생산·유통·금융·영농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연계할 경우 농산물 수급과 영농 의사결정, 농가 경영지원 등으로 AI 활용 범위를 넓힐 여지도 크다.
결국 범농협 AX의 성패는 AI를 얼마나 많이 도입했느냐보다 농가의 생산성과 소득, 농축협의 경영 효율을 실제로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려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조합장 교육도 ‘AI를 도입하는 농협’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현장에서 AI를 활용하는 농협’으로 전환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강호동 회장은 이번 교육에서 “농업·농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농업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민과 함께하는 농심천심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확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합장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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