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한때 지구 최강을 자랑하던 투수는 다르다.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이 엄청난 투구를 선보였다.
디그롬은 11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위치한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2탈삼진을 기록했다.
아름다운 투구였다. 1회 세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도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를 이어갔다. 3회도 KKK 마무리. 4-5회도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갔다.
첫 피안타는 6회에 나왔다. 선두타자 콜 영에게 투수 방면 강한 타구를 허용했다. 디그롬이 타구를 피하며 글러브를 갖다 댔다. 타구는 느려지면서 2루수-유격수-투수 사이 절묘한 공간에 떨어졌다. 내야안타 출루. 디그롬은 흔들리지 않고 헛스윙 삼진-헛스윙 삼진-중견수 뜬공으로 이닝을 마쳤다.


디그롬은 7회부터 제이콥 주니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디그롬의 구속은 최고 시속 99.5마일(약 160.1km/h), 평균 98.3마일(약 158.2km/h)을 자랑했다.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투구.
사타구니 불편함을 안고 호투를 펼쳤다. 'MLB.com'은 "스킵 슈마커 감독은 디그롬이 선발 등판하는 동안 상당 부분 사타구니가 뻣뻣해지는 증상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4회 땅볼 타구 때 1루를 커버하기 위해 달리면서 처음 나타났다. 이것이 슈마커 감독과 트레이너가 6회 마운드를 방문한 이유였으며, 디그롬이 92구(스트라이크 64개)를 던지고도 7회에 다시 나오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팀 타선도 3회 2점, 5회 1점을 지원했다. 그렇게 텍사스의 해피엔딩으로 경기가 끝나는 듯했다.
대형 사고가 터졌다. 주니스가 선두타자 랜디 아로자레나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도미닉 캔존 타석에서 폭투에 이은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칼 랄리의 안타로 무사 1, 2루가 됐다. 훌리오 로드리게스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까지 허용했다. 그렇게 디그롬의 승리는 날아갔다. 로버트 가르시아가 구원 등판해 3아웃을 잡았다.
반전은 없었다. 텍사스는 추가 득점 없이 3-4로 패했다.


주니스는 "여러 면에서 팀을 실망시켰다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 우리가 졌을 뿐만 아니라 디그롬이 나가서 정말 훌륭한 경기를 했다. 전형적인 디그롬의 경기였고,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런 경기가 한 이닝에 무너지고, 그게 내 책임이라는 것이 정말 힘들다. 전혀 좋게 포장할 방법이 없다. 모든 면에서 정말 힘들다"고 고개를 떨궜다.
한편 디그롬은 "초반에는 몸 상태가 좋았다. 공을 잘 제구할 수 있었다. 4회에 사타구니가 뻣뻣해졌을 때도 계속 던질 수 있다고 그들에게 말했다. 6회가 끝난 뒤에는 '여기서 밀어붙일까?'라고 이야기를 나눴다. 결국 내려오기로 결정했다. 팀에 승리할 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오늘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MLB.com'은 "디그롬은 사타구니 문제가 장기적인 문제로 이어질 것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했다.
한편 디그롬은 올 시즌 28경기 10승 9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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