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백화점업계의 추석 선물세트 경쟁이 한우·굴비 등 상품 차별화를 넘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구매 경험으로 확대되고 있다. AI가 예산과 취향에 맞춰 선물을 추천하고 감사 인사말을 대신 작성하는가 하면 QR코드 하나로 결제와 배송 접수까지 끝내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 본판매에 돌입한 가운데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명절 선물을 고르고 주문하는 과정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 가장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하는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생성형 AI 기반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HEYDI)'를 추석 선물 추천에 활용하고 있다.
헤이디는 고객이 선물 목적과 가격대 등을 입력하면 조건에 맞는 브랜드와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선물을 받을 사람의 성별과 연령, 취향 등 구체적인 정보를 추가하면 이를 반영해 상품과 추천 이유까지 제시한다.
단순히 상품 목록을 보여주는 기존 검색·추천 방식에서 한 단계 나아가 고객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선물 선택지를 좁혀주는 것이 특징이다. 헤이디가 추천한 브랜드에서 온라인 주문으로 연결하는 기능도 갖췄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헤이디의 선물 추천 기능을 별도 AI 에이전트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헤이디의 일평균 이용 건수는 2만건 이상이며, 더현대Hi 선물 추천 이용 건수는 누적 32만건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AI를 선물을 고르는 단계가 아닌 '마음을 전하는 과정'에 접목했다.
올해 추석 선물세트 본판매에서 처음 선보인 'AI 감사 카드'가 대표적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명절 선물과 함께 전달할 감사 인사말 작성을 돕는다. 어떤 상품을 보낼지뿐 아니라 선물과 함께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까지 AI 활용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QR코드를 활용해 명절 선물 구매 과정 자체를 줄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3일까지 전점 명절 행사장에서 결제부터 배송 접수까지 QR 하나로 해결하는 'QR 바로주문' 서비스를 업계 처음으로 운영한다.
고객이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해당 상품을 결제하고 배송지 입력까지 한 번에 마칠 수 있다. 기존처럼 상품 결제 후 별도의 배송 접수 창구에서 다시 기다릴 필요가 없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결제부터 배송 접수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은 30초대다.
특히 소량의 선물을 구매하는 고객의 대기 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점의 명절 선물 주문을 분석한 결과 전체 주문의 약 45%가 상품 한 개를 구매하는 '단건 주문'이었다. 선물 한 개를 보내는 고객도 여러 건을 주문하는 고객과 같은 배송 창구를 이용해야 했던 불편을 QR 주문으로 줄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추석 서비스 이용 건수와 배송 접수 효과 등을 분석해 향후 QR 바로주문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백화점의 명절 선물 경쟁은 한우·굴비·청과 등 전통적인 인기 품목의 품질을 높이거나 희귀 상품과 초고가 상품을 확보하는 데 집중돼 왔다. 올해도 현대백화점이 3억6000만원짜리 '페트뤼스 18병 버티컬 컬렉션'을 내놓고 롯데백화점이 울릉 칡소를 선보이는 등 프리미엄 상품 경쟁은 여전하다.
다만 소비자의 취향이 세분화되고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고객이 늘어나면서 상품 자체뿐 아니라 선택부터 주문, 배송까지 이어지는 과정도 새로운 경쟁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절 선물도 과거처럼 정해진 상품을 일률적으로 구매하기보다 받는 사람과의 관계, 연령 취향과 상황을 고려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상품 차별화와 함께 개인화된 추천이 가능한 생성형 AI를 적용할 여지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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