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독립이사 4명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 선임 안건이 가결됐다. 감사위원 1석을 둘러싼 표대결에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승기를 잡았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감사위원 추천이 불발됐지만 이사회 진입 이사가 확대된 점은 고무적으로 봤다.
고려아연은 9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 안건 △집중투표에 의한 독립이사 4명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선임 등 3개 안건을 가결했다.
집중투표 방식으로 선출된 신규 독립이사는 △심혜섭 변호사 △이준봉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다.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이형규·서은숙 후보와, MBK·영풍 측이 추천한 이준봉·심혜섭 후보는 다득표순에 따라 선임되면서 이사회에 진입했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선임 안건에서 고려아연 측 추천 인사인 백인규 단국대 교수가 선임됐다. 영풍·MBK 측이 추천 인사인 박유경 후보는 표대결에서 밀려 선임이 불발됐다.
이번 임시 주총을 통해 고려아연 이사회는 기존 14명에서 총 19명으로 늘었다. 이사회 내 최 회장 측 인사는 12명, MBK·영풍 측 인사는 7명으로 재편됐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측이 2년 넘게 치열한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단순 지분율에선 앞서고 있지만 경영 지배력 확보에 있어선 최 회장 측에 밀려 있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의 경영상 각종 내부통제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세를 이어왔다. 이번에 추천 감사위원 선임이 불발됐지만 이사회 내에선 이사진이 확대된 것을 기반으로 송곳 검증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영풍·MBK 측은 이ㅏㄹ 임시 주총 후 입장문을 통해 “이번 선임으로 영풍·MBK 파트너스가 추천해 이사회에 진입한 이사는 총 7명으로 늘어났다”며 “전문성과 독립적 판단을 바탕으로 이사회의 견제·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주주들이 부여한 무거운 책임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윤범 이사 일가가 선행 투자한 비상장기업에 고려아연 자금이 후속 투입된 경위 △원아시아펀드 투자 관련 의혹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경위와 가격 적정성 논란 △회계처리 및 내부통제 문제 △해외계열사를 활용한 상호주 구조와 의결권 제한 문제 등을 이사회 차원에서 적극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풍·MBK 측은 “이번 선임으로 이러한 사안들을 이사회 차원에서 독립적으로 검증하고 책임 소재를 실질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기반이 한층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고려아연 주식 1주 이상을 보유한 모든 주주와 지배구조 관련 기관·전문가에게 열린 공개추천과 독립적인 외부심사를 거쳐 선정된 박유경 후보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박 후보의 선임 여부와 관계없이, 주주 주도의 공개추천과 독립심사를 통해 감사위원 후보를 선정한 이번 시도는 우리 자본시장의 이사 후보 추천 절차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영풍·MBK 측은 “앞으로도 열린 공개추천과 독립적인 외부심사를 거쳐 분리선출 감사위원 후보를 추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 선임된 감사위원에게도 이제 막중한 책임이 부여됐다”고 강조했다. 영풍·MBK 측은 “백인규 감사위원은 자신이 강조해 온 회계·감사 및 내부통제 전문성과 독립성을 실제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풍·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가 최윤범 이사 개인이나 특정 주주의 이해가 아닌 회사와 전체 주주의 장기적 이익을 기준으로 투명하고 책임 있게 운영되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영풍·MBK 측은 이사회 구도 재편의 분기점은 다음 주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풍·MBK 측은 “내년 정기주총에선 이사와 분리선출 감사위원 등 총 9석이 선임 대상이 될 예정”이라며 “이사회 판도 재편의 실질적인 분기점은 내년 정기주총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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