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지방의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2만5000채에 육박하면서 정부 지원지역과 실제 미분양 적체지역 사이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역별 미분양 규모와 준공 여부에 따라 지원 방식을 세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업과 일자리를 늘려 지방의 주택 수요 자체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종태(대전 서구갑·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빈집이 삼킨 지방경제-악성 미분양 3만 가구, 수도권과 벌어지는 격차’ 토론회를 열고 지방 미분양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장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217채다. 이 가운데 비수도권 물량이 4만8758채로 전체의 71.5%를 차지했다.
상황은 준공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이른바 ‘악성 미분양’에서 더 심각했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 2만9152채 가운데 비수도권 물량은 2만4708채로 84.8%에 달했다.
장 의원은 미분양 문제를 단순한 주택시장 지표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분양은 통계상 한 채의 집이지만 지역에서는 상권 위축과 일자리 감소, 지역 건설업체와 협력업체의 경영 악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특히 미분양이 집중된 지역과 현행 지원 대상이 충분히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지방 미분양의 77.4%가 미분양 1000채 이상인 13개 지역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분양 적체가 심한 일부 지역은 현행 미분양관리지역이나 인구감소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원체계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분양관리지역 선정 기준을 보완하고 지역별 적체 규모와 준공 여부 등을 반영해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지방 미분양이 늘어난 원인으로는 주택 수요 감소와 고금리, 공사비 상승, 높은 분양가격 등이 복합적으로 지목됐다.
이현석 건국대 교수는 단기 대책으로 환매조건부 매입과 기업구조조정(CR) 리츠, 세제·대출 지원 등을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기업과 일자리를 지방으로 끌어들여 실수요를 만들어야 미분양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황관석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수도권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와 세제지원 등 수요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으로 지방의 주택 공급 기반 자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금융과 보증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CR리츠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용진 대한토지신탁 리츠1본부장은 현행 CR리츠가 신규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과거 금융위기 당시 활용했던 LH 매입확약 제도의 재도입을 제안했다.
리츠 청산 때 팔리지 않은 주택을 LH가 일정 수준에서 매입하도록 해 민간투자의 위험을 낮추자는 취지다.
CR리츠 매입 대상을 오피스텔 등 준주택까지 확대하고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서는 민간 매입임대 참여를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유호림 강남대 교수는 지방 이주·취업과 주택 세제지원을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공적 지원을 할 경우 사업자의 손실 분담과 초과이익 환수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정부도 LH 매입과 CR리츠, 세제·금융지원 등 여러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원이 필요한 지역과 실제 미분양이 쌓인 지역 사이의 간극은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분양이 어디에 얼마나 쌓여 있는지, 준공 전인지 준공 후인지에 따라 대책도 달라져야 한다”며 “당장의 악성 미분양을 줄이는 동시에 공사 중인 미분양이 또다시 악성 미분양으로 넘어가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지역에 기업과 일자리를 늘려 주택 수요 자체를 살리는 균형발전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엄태영·허영·박희승·염태영 의원 등도 참석해 지방 미분양 해소와 지역균형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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