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쌓은 관계, 다시 깨어난 욕망… 지금의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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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이 글로벌 시청자와 만날 준비를 마쳤다. /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이 글로벌 시청자와 만날 준비를 마쳤다. / 넷플릭스

시사위크|동대문=이영실 기자  원작 소설에서 다시 출발해 세 인물의 관계를 새롭게 쌓고 한국적 미학을 입혔다. 여기에 배우 손예진·지창욱·나나가 각기 다른 욕망을 품은 인물로 얽히며 지금의 ‘스캔들’을 완성한다.

9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는 넷플릭스 새 시리즈 ‘스캔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정지우 감독과 배우 손예진·지창욱·나나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캔들’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손예진 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 분)이 벌이는 발칙하고도 위험한 사랑 내기, 그리고 그 내기에 얽힌 한 여인 희연(나나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해피엔드’ ‘은교’ ‘유열의 음악앨범’ 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프랑스 작가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가 1782년 발표한 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시대로 옮겨온 작품으로, 앞서 2003년 이재용 감독이 연출한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가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시리즈로 재탄생한 ‘스캔들’은 고전이 지닌 매혹적인 서사에 한국적인 정서와 시대적 배경을 입히고, 지금의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정지우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깊은 유대감이 있었던 남녀가 마음에 미련이 남아서 게임을 시작하게 되고 그 게임에 난데없이 말려든 새로운 얼굴까지, 세 사람 사이 예측할 수 없는 속마음이 보이고 상상할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영화의) 조선 후기로 옮겨온 발상은 놀랍고 존경스러운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 작품을 하면서 시작점은 원작 소설”이라고 영화가 아닌 원작 소설이 시리즈의 출발점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세 인물의 캐릭터와 관계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며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씨부인과 희연의 관계는 원작에도 있지 않았던 이야기다. 정지우 감독은 “그 관계를 두툼하고 생생하게 만든 것에 큰 의도가 있었다”며 “그 지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짚었다. 

‘스캔들’로 뭉친 (왼쪽부터)나나·정지우 감독·지창욱·손예진. / 시사위크 DB
‘스캔들’로 뭉친 (왼쪽부터)나나·정지우 감독·지창욱·손예진. / 시사위크 DB

각 인물의 특징을 녹여낸 아름다운 의상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의상과 비주얼 디렉팅에는 모던 한복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차이킴이 참여해 더욱 고혹적이면서도 세련된 한국의 미가 구현됐다. 

정지우 감독은 “(차이킴이) 민화를 돋보기로 들여다보면서 연구하는 치밀한 계획이 있었고 배우와 캐릭터가 어울리는 색과 디자인을 찾으려고 열어놓은 창작의 공간이 있었다”며 “완전히 다른 한복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시청자에게도 한복을 자랑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대단히 기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판소리와 민화를 활용한 연출 또한 새롭다. 특히 적재적소에 삽입된 판소리는 극 중 상황을 효과적으로 함축해 담아낼 뿐 아니라, 극에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재미를 더한다. 정지우 감독은 “판소리로 시작해 판소리로 마무리하는 커다란 구조를 만들었다”며 “판소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흥미로운지 소개하고 싶다. 판소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주의 깊게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 인물의 욕망과 관계를 완성하는 것은 손예진·지창욱·나나다. 각기 다른 욕망을 품은 세 사람이 서로에게 얽혀들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감정의 파장을 만들어낸다.

그 중심에 선 손예진은 금기의 시대에 맞서 유혹의 내기를 제안하는 조씨부인을 섬세하게 빚어낸다. 손예진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내면의 욕망 사이 간극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조씨부인의 정숙한 표정과 대사, 진짜 속마음이 다 달랐다”며 “아주 미묘하고 섬세하게 디자인하지 않으면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없을 것 같았다. 한 땀 한 땀 장인정신으로 완성해야만 하는 캐릭터였다”고 돌아봤다.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으로 분한 지창욱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상대와의 관계에 집중했다. 그는 “상대 배우, 동료 배우들에게 집중을 더 많이 하려고 했다”며 “손예진이 그린 조씨부인, 나나가 표현한 희연에 더 집중하고자 했다. 감정적인 라인이 어려워 헤맬 때는 항상 감독님을 쳐다봤고 감독님이 잘 이끌어줬다”고 말했다.

첫 사극에 도전한 나나는 희연과 자신의 접점을 찾아가는 데서 출발했다. 그는 “내 안에 크게 자리 잡고 있는 유년 시절의 모습, 소극적이고 내성적이고 부모의 그늘에 기대서 많이 의지하고 세상을 무서워하고 사람들을 경계하면서 살아왔던 그 지점이 희연과 굉장히 많이 닮아 있었다”며 “그 지점을 더 되새겨 보려고 노력했고 내가 이해하는 감정을 솔직하고 투명하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왼쪽부터)손예진·지창욱·나나. / 넷플릭스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왼쪽부터)손예진·지창욱·나나. / 넷플릭스

정지우 감독은 세 배우를 향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 선택을 받았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운을 뗀 그는 가장 먼저 손예진을 떠올렸다고 했다. 정지우 감독은 “이야기 전체를 어깨에 딱 얹고 그 캐릭터를 믿게 만들어 드라마를 책임지는 힘이 슈퍼 히어로 같다”며 “조씨부인이라는 어려운 역할을 꼭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창욱에게서는 조원이 지닌 다정함을 발견했다. 정지우 감독은 “지창욱이 다정한 성격을 연기할 때 정말 좋았다”며 “다정한 배우로서 조원을 함께 작업하고 싶었는데 유머까지 크게 한 스푼 더해줘서 정말 감사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나나를 선택한 이유는 희연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인물로 그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지우 감독은 “희연이 소위 전통적인 여인상으로부터 벗어나 있길 원했고 나나가 썩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캐릭터를 믿게 만드는 나나의 힘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작품을 직접 보면 왜 그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우들은 다채로운 볼거리와 세 인물의 촘촘한 관계를 ‘스캔들’의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손예진은 “볼거리도 많고 귀도 즐겁다. 그 속에서 각 인물의 심리를 촘촘하게 따라가다 보면 시리즈가 끝난 뒤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시리즈”라고 이야기했다.

지창욱도 “굉장히 다양한 그림과 매력, 관계가 재미있는 시리즈”라며 “어떻게 봐달라고 하기보다 시청자들이 각자의 취향대로 마음껏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보탰다. 나나 역시 “‘스캔들’은 뜨거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보는 분들도 그 뜨거운 감정을 잘 느끼면서 즐겨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스캔들’은 오는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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