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법’ 고심… 결정에 ‘신중’

시사위크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미국이 연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파병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해법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로 검토하고 있다며 실제 파병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국·내외적 파장이 불가피한 사안인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대한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이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연일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파병을 둘러싼 정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국내 정치권의 우려는 물론 이란의 반발이 더해진 상황에서 결정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이번 프랑스와 정상회담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프랑스의 경우 영국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을 위한 국제 연대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에게 미국 주도 작전 참여라는 부담을 덜고 국제 연대라는 형식으로 책임을 분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의 논의가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같은 날 파리 현지브리핑에서 “오늘 논의한 것은 프랑스와 영국이 제안했던 해협에서의 안전 문제, 통항 문제에 관한 국제적인 연대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오늘 파병을 논의했다 이렇게 보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 케심섬 해안에 지난 4월 18일 이란의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컨테이너선이 보이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2척의 선박을 공격, 현재 나포하고 있다고 이란 국영 TV가 22일 보도했다. /AP/뉴시스
호르무즈 해협 케심섬 해안에 지난 4월 18일 이란의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컨테이너선이 보이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2척의 선박을 공격, 현재 나포하고 있다고 이란 국영 TV가 22일 보도했다. /AP/뉴시스

◇ 호르무즈 ‘역할론’은 공감… 참여 방식은 고민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문제가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중요한 이슈라는 점은 공감하면서도 이를 파병으로 연결 짓는 데에는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미국의 요구대로 파병이 현실화할 경우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약 23년 만에 진행되는 군사적 기여가 될 수밖에 없는 만큼 파장이 상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당 내에서조차 명분 없는 파병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파병 문제는 아주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문제 해결을 위한 역할은 부인하지 않고 있지만, 그것이 어떤 형식으로 어느 단위까지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보다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청와대의 생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호르무즈에서 국제적인 공조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큰 방향은 나와 있다”면서도 “세부 사항은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해협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서 우리 국익과 국민의 공감대에 기반하여 기여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겠다 그러한 기본 입장을 가지고 (정상회담에서)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파병’이라는 선택지가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주말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상황 파악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에 현지 조사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두고 파병을 앞두고 사전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해당 지역의 정세 및 안전 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파병을 전제로 한 파견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다음 주중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파병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대통령이 의사결정의 최종 책임자”라며 현재는 NSC서 의견이 취합되기까지 각 단위별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는 상황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호르무즈 해법’ 고심… 결정에 ‘신중’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