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김도영(23, KIA 타이거즈)은 끝내 이승엽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이 선수가 왜 KBO리그 최고의 타자인지 알 수 있는 하루였다.
김도영은 6일 광주 KT 위즈전서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4안타 1볼넷 3득점을 기록했다. 이번 주말 3연전 내내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의 2만500석을 가득 메운 팬은 끝내 김도영의 홈런을 직관하지 못하고 돌아섰다.

김도영은 8월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 1회말 역전 우월 스리런포로 시즌 39호포를 터트렸다. 홈런 1개만 터트리면 최연소 시즌 40홈런 등극이 가능했다. KBO 시즌 최연소 40홈런 기록은 이승엽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코치가 가진 22세11개월5일이다. 이승엽 코치는 삼성 라이온즈 시절이던 1999년 7월2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 시즌 40호 홈런을 쳤다.
27년2개월이 흐르고, 김도영이 국민타자의 대기록을 넘어설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를 모았다. 39호 홈런이 지난달 말에 터졌으니, 이후 10경기 동안 1개의 홈런을 치는 것은 어렵지 않겠다는 전망이 절대 다수였다.
그러나 야구는 역시 묘하다. 일단 KIA가 8월27일 광주 롯데전, 8월28일과 8월30일 광주 SSG 랜더스전, 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비로 치르지 못했다. 이러면서 김도영의 타격감이 꺾였다. 김도영은 4~5일 광주 KT전서 합계 6타수 1안타에 그쳤다. 김도영답지 않게 나쁜 공에 손이 나가기도 했다.
그렇지만 김도영은 역시 김도영이다. 6일 광주 KT전은 김도영이 이승엽을 넘어설 수 있는 마지막 날. 조급해질 법 했지만, 아니었다. 김도영은 오히려 차분하게 자신의 야구를 했다. 그 결과 4~5일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저 홈런이 안 나왔을 뿐이다.
김도영은 KT 대체 외국인투수 데이비스 대니엘을 상대했다. 0-1로 뒤진 1회말 1사 1루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1B서 2구 몸쪽 체인지업이 ABS 모서리로 들어왔다. 치기 쉬운 코스가 아니었지만, 김도영은 간결하게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가 좌익수 앞에 뚝 떨어졌다.
동점이던 3회말 무사 1루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도 좌전안타를 쳤다. 초구 145km 투심이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김도영은 무리하지 않고 가볍게 방망이를 돌렸다. 이후 나성범의 좌익수 희생플라이에 득점을 올려 팀에 역전을 안겼다.
김도영은 3-1로 앞선 4회말 2사 1루서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엔 좌완 오원석을 상대했다. 2B1S서 바깥쪽 134km포심을 공략, 깔끔한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3-2로 앞선 6회말 2사 1루서는 손동현을 상대했다. 초구에 폭투가 되면서 2사 2루. 손동현은 3B로 몰리자 이강철 감독의 자동고의사구가 나왔다. 순간적으로 야유가 터졌다.
이날 김도영의 마지막 타석은 8회말이었다. 스기모토 고우키를 상대했다. 1사 1루서 2구 153km 포심을 공략했다. 이 타구가 스기모토의 오른 종아리를 맞고 3루 방향으로 굴절됐다. 이로써 김도영의 최연소 40홈런 도전은 무산됐다.
그러나 김도영은 1루를 점유한 뒤 마운드로 다가가 스기모토의 몸 상태를 살피는 등 매너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고의는 아니지만, 김도영은 스기모토가 기운을 차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등을 두드리며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홈런 한 방 이상으로 영양가 넘치는 하루. 그리고 성숙한 매너까지. 비록 이승엽의 최연소 40홈런을 경신하지 못했지만, 김도영은 KIA의 슈퍼스타이자 KBO리그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했다.
김도영은 "기록을 나도 모르게 신경 썼다. '내가 왜 스트레스를 받을까' 생각했다. 오늘은 그냥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생각하면서 야구장에 나왔다. 마지막 타석 뻬고 기록을 신경 안 썼다. 최연소 40홈런, 40홈런 모두 신경을 썼다. 빠른 시일 내에 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아시안게임 전에 치고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보니까"라고 했다.

스기모토의 쾌유를 바랐다. 김도영은 "생각보다 타구가 너무 빨랐다. KT가 상위권 싸움을 계속 하고 있는데 부상으로 안 빠지면 좋겠다. 아무 일 없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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