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장르의 경계를 허문 '재즈의 전설' 카산드라 윌슨이 향년 70세로 타계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윌슨은 2026년 9월 1일(현지시간) 고향인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 자택에서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 매니저가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 자세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자욱한 연기를 연상시키는 스모키한 저음이 매력적인 카산드라 윌슨은 1980년대 이후 현대 재즈계를 대표해 온 독보적인 보컬리스트이자 작곡가, 프로듀서다.
윌슨은 재즈에 머무르지 않고 블루스, 포크, 팝, R&B, 컨트리 등 다양한 장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며 재즈 보컬의 지평을 획기적으로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1년 시사주간지 타임(TIME)으로부터 '미국 최고의 가수'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1955년 12월 4일 미시시피주 잭슨의 음악가 아버지(허먼 B. 파울크스)와 교사 어머니(메리 파울크스)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마일스 데이비스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했다. 6세에 피아노, 12세에 기타를 배우며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보였다.
1980년대 초 뉴올리언스의 재즈 거장들에게서 배움을 얻은 뒤 뉴욕으로 이주한 윌슨은 색소폰 연주자 스티브 콜먼이 주도한 실험적 재즈 집단 'M-베이스(M-Base)'의 창립 멤버이자 보컬로 참여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음악 인생에 대전환점이 된 작품은 1993년 발표한 <블루 라이트 틸 돈(Blue Light 'Til Dawn)>이었다. 조니 미첼, 밴 모리슨, 블루스 전설 로버트 존슨의 곡들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해 큰 대중적 성공을 거두었다.
이어 1995년 선보인 <뉴 문 도터(New Moon Daughter)>는 재즈 음반으로는 경이적인 4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그는 이 앨범으로 1997년 첫 그래미상(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을 거머쥐었다.
이후 그래미상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 부문에 총 4차례 후보로 오른 끝에 2008년 발표한 <러버리(Loverly)>로 2009년 두 번째 그래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빌리 홀리데이 탄생 100주년인 2015년에는 뉴욕 아폴로 극장에서 특별 공연을 펼치고 헌정 앨범 <커밍 포스 바이 데이(Coming Forth by Day)>를 발표해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이러한 음악적 업적을 인정받아 2022년 미국 국립예술기금(NEA)이 재즈 음악가에게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영예인 '재즈 마스터'로 선정되었다.
그의 작별 소식에 음악계와 고향 사회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미 수상자인 존 바티스트는 “포크와 R&B를 비롯해 흑인 디아스포라의 음악적 전통을 실험적·대중적인 음악과 결합하는 방식은 내게 큰 영향을 줬다”며 애도했다.
존 혼 잭슨 시장 역시 “세계는 유일무이한 음악적 목소리를 잃었다. (음악으로) 미시시피의 소리와 정신, 역사를 함께 전했다”라며 거장의 마지막 길을 기렸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