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가능성을 놓고 금융권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 방침을 밝힌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국책은행 이전 저지를 내걸고 대규모 총파업에 돌입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3만명 규모의 총파업 집회를 연다.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주4.5일제 등 기존 노사 현안에 더해 국책은행 지방 이전 문제가 올해 투쟁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정부는 전날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350여곳을 대상으로 ‘수도권 잔류 최소화’를 원칙으로 한 2차 지방 이전 추진 방침을 내놨다. 올해 4분기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마련하고 2027년부터 실제 이전에 착수한다는 구상이다.
아직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개별 금융기관의 이전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금융노조는 그러나 정부가 이전 대상에 국책은행을 포함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인 반대 투쟁에 나서고 있다.
◇ 국책은행 노조 파업 동참…산은만 최대 2000명 예상
국책은행 노조의 참여 규모도 상당할 전망이다. 산업은행 노조는 전체 조합원 2250명 가운데 필수 인력을 제외한 1900~2000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입은행 역시 노조가 파악한 참여율이 80%에 육박하고 있으며, 기업은행에서도 조합원 9000명 가운데 상당수가 집회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노조가 특히 문제 삼는 것은 금융산업의 ‘집적 효과’다. 금융회사와 정책금융기관, 감독기관, 관련 전문인력이 수도권에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하는 구조가 금융산업의 경쟁력에 중요한 만큼 국책은행을 지역으로 분산하는 방식의 이전은 정책금융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논리다.
금융노조는 이를 단순한 근무지 이전 문제가 아니라 국가 금융경쟁력과 정책금융 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 “10만 금융노동자 힘 모아 이전 저지”…투쟁 수위 높인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1차 총파업 돌입을 선언하면서 정부의 지방 이전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윤 위원장은 “1차 공공기관 이전이 수도권 집중을 얼마나 완화했고 지역경제에 어떤 효과를 냈는지부터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며 “금융산업의 특성도 따지지 않은 채 금융기관을 흩어놓는 것이 국가 금융경쟁력을 높이는 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임금과 근로제도 개선도 투쟁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노조는 임금 6.0% 인상과 정년 연장, 주4.5일제 도입, 청년채용 확대 등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1차 총파업을 시작으로 10만 금융노동자의 힘을 모아 주4.5일제 도입과 금융기관 지방이전 저지, 청년채용 확대, 실질임금 인상 등 핵심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이번 총파업을 시작으로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논의 과정에서 국책은행 이전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부각하며 대응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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