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매년 독일 베를린서 개최되는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Berlin)’는 세계서 가장 오래된 산업 박람회다.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이기도 한 IFA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와 함께 그 해 IT·가전 기술 발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장으로 꼽힌다. 때문에 전 세계 IT·가전업계의 유럽 시장 교두보 역할을 하기도 한다.
국내 대표 IT·가전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오는 4일(현지시간)부터 ‘IFA 2026’ 현장서 정면 대결에 나선다. 특히 올해는 ‘인공지능(AI)’ 가전과 ‘친환경’ 트렌드를 앞세워 유럽 고객들의 마음 사로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삼성과 LG, ‘IFA 2026’서 유럽 가전 시장 선점 경쟁
먼저 삼성전자는 IFA 2026의 본격적 개최에 앞서 2일부터 6일까지 주제 전시관을 오픈한다. ‘훔볼트 카레(Humboldt Carré)’에 마련된 이번 체험공간의 전시 주제는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Your companion to AI Living)’다. 가전과 스마트기기가 연결된 ‘AI홈’을 넘어, 개인 일상 전반에 AI가 깊숙이 들어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엔터테인먼트 컴패니언 존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과 다양한 신제품도 선보인다. 차세대 TV 기술을 적용한 ‘마이크로 RGB(Micro RGB)’는 미세한 크기의 RGB(빨강·초록·파랑) LED를 활용, 색상과 명암, 선명도를 향상시킨 화질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2026년형 TV 라인업에는 ‘비전 AI 컴패니언(Vision AI Companion)’을, 게이밍 모니터 라인업에는 세계 최초 42형 커브드 OLED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G7(G75SJ)’도 전시한다. 또한 삼성전자 IT가전의 상징인 △갤럭시 S26 FE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갤럭시 Z 폴드8 △갤럭시 워치 울트라2 △갤럭시 워치9 등 다양한 갤럭시 제품들도 선보인다.
이에 맞서는 LG전자는 ‘당신에게 맞춘 혁신(Innovation in tune with you)’을 메인 전시 테마로 총 150여 개의 핵심 제품들을 공개한다. 올해 전체 전시 부스의 약 46%를 비즈니스 파트너 전용 상담 공간으로 마련, 역대 최대 규모의 프라이빗 부스를 운영해 현지 유통 업체를 비롯한 B2B 고객 공략에도 나선다.
LG전자의 주요 전시 품목은 △AI홈 허브 ‘LG 씽큐 온(ThinQ ON)’ △AI홈 플랫폼 ‘LG 씽큐(LG ThinQ)’ 등 연동해 집 공간을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AI홈 솔루션이다. 또한 △‘핏 앤 맥스(Fit & Max)’ 솔루션 △LG 올레드 에보 AI를 중심의 미디어 갤러리 공간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공간 LG 시그니처(LG SIGNATURE) 등 다양한 전시공간을 선보인다.
벤자민 브라운 삼성전자 유럽총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AI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며 “IFA 2026에서 엔터테인먼트, 모바일, 연결된 홈 생태계 전반에 걸쳐 AI를 실용적이고 접근성 높은 방식으로 적용한 사례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부사장)은 “AI가전, AI홈 허브, AI홈 플랫폼 등 보다 편리해지고 확장된 AI홈 생태계로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여주기’ 아닌 소비자 트렌드… 삼성·LG, 유럽 시장 ‘친환경’ 공략
이번 IFA 2026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또 다른 신경전은 ‘친환경 분야’에서도 드러난다. 양 사 모두 에너지 절약과 공간 효율화를 높인 가전제품 기술들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일상 속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홈 컴패니언(Home Companion)’ 가전 제품들을 공개했다. 대표적으로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가 있다. 카메라 기반 ‘AI 비전’ 기술이 적용된 패밀리 허브는 식재료 자동 인식, 레시피 제안 등이 가능하다.
특히, 패밀리허브의 대화면 터치 스크린은 집안 내 연결된 가전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통합 에너지 관리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주방에는 조리 중 발생 연기를 자체 흡입하는 ‘후드일체형 인덕션’과 유럽 최고 에너지 효율 기준 ‘A등급’보다 에너지를 20% 더 절감하는 ‘빌트인 식기세척기’도 전시됐다.
‘비스포크 AI 세탁기’는 고효율 인버터 모터를 적용, 세탁물 상황에 맞춰 모터의 작동을 정교화할 수 있다. 탈수 시에는 세탁물의 균형을 맞춰,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인다. 이를 통해 유럽 에너지 효율 A등급보다 에너지를 70% 더 절감한다.
LG전자는 AI홈 솔루션은 가정뿐 아니라 빌딩과 오피스 등 상업용 공간으로도 확대했다. B2B 통합 관리 솔루션 ‘LG 씽큐 프로(ThinQ Pro)’를 통해 상업 공간의 가전과 HVAC, 에너지 설비 등을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호미 (Homey)’를 활용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 HEMS(홈 에너지 관리 시스템)도 공개했다. 호미는 LG전자가 2024년 인수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에서 개발한 개방형 플랫폼이다. 가전, 조명, 센서 등 5만 개 이상의 IoT 기기를 연결하고 통합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 IFA 2026서 친환경 가전에 초점을 맞춘 것은 고객 니즈를 맞추기 위함이다. 유럽은 다른 지역보다 환경 문제에 민감한 곳이다. 때문에 친환경 가전은 단순 기업의 ‘ESG경영’ 홍보용이 아닌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소비자 구매행동 및 소매시장데이터 분석기업 ‘NielsenIQ(닐슨아이큐)’의 조사에 따르면 2026년 서유럽 가전 매출 성장을 견인할 핵심 요인으로 ‘에너지 효율 관련 혁신’이 꼽혔다. 유럽 대형 가전 판매량에서도 에너지 효율 A등급을 받은 제품 판매가 19%에서 31%로 늘었다.
또한 2024년 유럽집행위원회(EC)가 실시한 ‘유로바미터 에너지조사(Eurobarometers on energy)’에 따르면 유럽 소비자 93%가 에너지 라벨을 인지하고 있었다. 또한 75%는 지난 5년 동안 가전제품 구매 시 에너지 라벨이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NIQ는 “유럽 지역에서의 가전 판매는 에너지 효율 관련 혁신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세탁 용량과 스마트 세탁 기능 또한 판매 촉진 요인이 될 것”이라며 “또, 조리 과정을 모니터링하여 자동으로 전원을 끄거나 온도를 조절하는 오븐, 최적의 증기 배출 수준으로 자동 조절되는 후드와 같은 스마트 조리 기기의 판매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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