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권은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워터밤 여신'과 역주행의 기적을 쓴 '언더워터(Underwater)'다. 페스티벌을 통해 대중성을 확실히 높였지만, 역설적으로 아티스트 권은비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자 음악적 갈증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대표곡에 대한 고민을 묻자 권은비는 숨김없이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갈증이 너무나 있다. 대중 분들께 알려진 곡이 '언더워터'밖에 없으니, 제가 직업이 가수니까 앨범으로 더 인정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대중성은 많이 알렸지만 아는 곡이 많이 없기 때문에 앨범을 중점으로 활동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앨범이라는 게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노력하지만 우주의 기운이 모였을 때, 여러 가지 합이 맞았을 때 잘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언더워터'도 처음에 나왔을 때 잘 되지 않았는데, '워터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잘 된 거다. 예상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항상 매사에 최선을 다하지만, 그래도 이제 가수로서 인정 받으려면 앨범이 잘 돼야 한다는 걸 느낀다. 이제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 앨범에 노력할 생각이다"

다만 자신을 스타덤에 올려준 '워터밤'과 '서머퀸'이라는 수식어를 부정하거나 억지로 벗어던질 생각은 없다. 권은비는 '워터밤 여신' 타이틀에 대해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있는 거 같다.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까. 근데 또 '워터밤'을 통해서 저를 대중 분들께 저를 알린 거라 감사함도 큰 거 같다. 뭔가 탈피하고 수식어를 내려놓는 건 생각 안 해봤다. '서머퀸' 수식어를 가져가되, 어떤 걸 더 플러스 해서 또 다른 권은비를 보여드릴까라는 고민이 큰 것 같다. 서머퀸의 권은비도 또 하나의 권은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워터밤은 부담감은 당연히 있지만 감사한 페스티벌이고. 워터밤 외에 더 많은 걸 보여드려야 하는 게 저의 숙제인 거 같다"고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올해 '워터밤' 무대에 오르지 않았던 이유 역시 음악적 우선순위 때문이었다. 권은비는 "탈피는 아니었는데, 그 시기쯤에 회사를 이적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그때 제안이 오기도 했고, 일단 앨범으로서 먼저 보여드리고 싶었던 게 올해 목표 중 가장 컸던 거 같다. '워터밤'에서 무대를 보여드리는 것보다 내 걸 먼저 하는 게 우선순위겠구나 싶어서 이번에는 출연을 고사하고 앨범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무대 경험이 쌓이면서 대중과의 타협 대신 주체성을 찾게 됐다는 변화도 짚었다. "처음에는 타협을 하려고 노력했다. 경험치가 부족하다 보니까. 근데 경험치가 조금씩 쌓이면서 타협보다는 지금 상태로는 내가 했을 때 좀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더라. 그러고 나서 인정받는 건 저의 몫인 것 같고, 그게 안될 때도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타협했다면 이제부터라도 새 챕터를 열 때는 내가 하고 싶은 걸 강하게 이야기 해야겠다는 걸 조금씩 깨닫는 시간이었다. 제작비나 현실적인 건 타협할 수 있지만, 내가 무대에서 했을 때 만족할 만한 것들을 해보자는 게 지금 마음가짐이다"
이어 그는 아티스트로서의 지향점에 대해 "일단 많은 분들에게 '서머퀸'으로 알려진 거 같은데, 앨범이나 아티스트로서는 덜 알려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앨범으로 무대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다채로운 매력들이 많아서 하나의 장르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스스로 '하나의 장르'가 되고 싶다면서도 정작 음악적 '뿌리'는 규정짓고 싶지 않다는 소신도 밝혔다. 그는 "뿌리가 없었으면 좋겠다. 다 섞였고 다채로웠으면 좋겠다. 꽃잎처럼 다 달랐으면 좋겠다. 이 장르를 했을 때 '이것도 잘 어울리구나' 했으면 좋겠다. 하나에 갇혀버리면 어떤 걸 해도 먼저 생각하게 되지 않나. 갇히지 않고 열어두고 싶은 마음이 큰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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