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몸집 두 배 키운 KB운용…외형 성장에도 수익은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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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자산운용사 상반기 당기순이익 추이. /그래픽=정수미 기자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KB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을 1년 새 두 배 이상 늘리며 업계 3위로 올라섰지만 실적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더뎠다. 주요 경쟁사들이 증시 활황을 등에 업고 순이익을 두 자릿수에서 세 자릿수까지 늘린 것과 달리 KB자산운용의 증가율은 5%대에 그쳤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이익은 9063억원으로 177.4%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은 1294억원으로 150.8%, 신한자산운용은 474억원으로 130.1% 늘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437억원으로 53.9%, 한화자산운용은 271억원으로 32.8% 증가했다.

KB자산운용은 상대적으로 낮은 순이익 증가율에 대해 지난해 실적의 높은 기저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체투자 부문에서 일회성 성과보수가 발생하면서 비교 기준 자체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반면 ETF 시장에서는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6월 말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37조814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1.4%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뒤졌지만 올해는 순자산 규모를 1조원 이상 앞서며 업계 3위로 올라섰다.

◇ ETF 순자산 131% 늘었는데…운용보수는 13%↓

KB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는 약 970억원으로 전년 동기 1119억원보다 13.4% 줄었다.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는 ETF를 비롯한 펀드를 운용하고 받는 수수료로 자산운용사의 본업 수익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다.

경쟁사들은 운용보수에서도 증가세를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616억원으로 54.5% 증가했고 삼성자산운용은 2459억원으로 102.7% 늘었다. 신한자산운용은 854억원으로 53.0%, 한국투자신탁운용은 782억원으로 45.7%, 한화자산운용은 610억원으로 38.5% 증가했다.

미래에셋·삼성·KB·신한·한국투자신탁·한화 등 주요 6개사의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는 전년 동기보다 평균 49.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운용보수가 감소한 곳은 KB자산운용뿐이다.

회사 측은 운용보수 감소에도 지난해 대체투자 부문에서 발생한 일회성 성과보수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회성 수익이 운용보수에 포함되면서 올해 ETF와 펀드 운용자산이 늘었음에도 전년 동기와 비교한 전체 운용보수는 감소했다.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그래픽=정수미 기자

◇ 38조로 커진 ETF…저보수 상품 비중은 ‘숙제’

ETF 순자산 증가가 수수료 수익 증가로 곧바로 이어지는 구조도 아니다. 상품마다 보수율이 다른 데다 KB자산운용의 순자산 상위 상품 상당수가 낮은 보수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KB자산운용 ETF 가운데 순자산이 가장 큰 ‘RISE 200’은 5조1813억원 규모지만 연간 총보수율은 0.017%다. 순자산 4조5574억원인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과 2조5540억원인 ‘RISE 머니마켓액티브’의 총보수율은 각각 0.01%다.

세 상품의 순자산만 약 12조원으로 전체 ETF 순자산의 32.7%를 차지한다. 순자산이 빠르게 늘더라도 저보수 상품에 자금이 집중되면 외형 성장 속도만큼 수수료 수익이 증가하기는 어렵다.

KB자산운용은 김영성 대표 취임 이후 ETF 사업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2024년 기존 ‘KBSTAR’였던 ETF 브랜드를 ‘RISE’로 전면 개편한 뒤 상품군과 순자산을 빠르게 늘렸고 올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제치며 ETF 시장 3위에 올라섰다.

외형 확대에 이어 앞으로는 장기 투자자금 확보와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수익 기반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ETF 시장에서는 연금 등 장기 투자자금 유입을 늘리고 AI·반도체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의 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각 사업 부문의 경쟁력도 높여 수익 기반을 다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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