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영상이 혈압 낮춘다”…직장인 스트레스 지표 개선

마이데일리
지난 5월 3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행정관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건국대 동물병원 헌혈센터 반려견 관련 행사에서 반려견과 가족,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된 직장인이 강아지 영상을 시청하면 혈압과 맥박이 안정되고 불안과 기분장애 지표도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영환 교수와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철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내 직장인 66명을 대상으로 15분간 연구팀이 제작한 강아지 영상을 시청하게 한 결과 이 같은 변화를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개가 인간의 오랜 반려동물로 자리 잡은 데에는 영리함과 사회성뿐 아니라 사람의 본능을 자극하는 외형적 특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유의 큰 눈과 둥근 얼굴, 작은 코와 입 등은 어린 개체를 연상시켜 사람의 관심과 돌봄 행동을 유도하는데, 동물행동학에서는 이를 ‘베이비 스키마(baby schema)’라고 설명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특성이 직장인의 혈압과 스트레스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강아지의 얼굴과 표정, 움직임 등 정서적 반응을 유도하는 요소를 분석해 영상 구성과 구도, 촬영 기법에 반영했다.

특히 시청자가 강아지와 직접 눈을 마주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카메라 시선과 장면을 구성했다.

영상은 총 15분 분량으로 물놀이를 하거나 마당을 뛰어노는 강아지, 장난감 자동차에 앉은 강아지, 새끼를 돌보는 어미 개, 서로 눈을 맞추는 어미 개와 강아지 등을 담은 3분짜리 영상 5편으로 구성됐다.

연구팀이 영상 시청 전후 혈압과 맥박을 비교한 결과 시청 전 수축기 혈압이 12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80㎜Hg 이상이었던 ‘혈압 상승군’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혈압 상승군의 수축기 혈압은 평균 125.23㎜Hg에서 118.58㎜Hg로 6.65㎜Hg 낮아졌고, 이완기 혈압은 88.28㎜Hg에서 83.38㎜Hg로 4.93㎜Hg 감소했다. 맥박도 분당 4.12회 줄었다.

정상 혈압군에서도 수축기 혈압은 평균 3.16㎜Hg, 맥박은 분당 2.76회 감소했다. 다만 이완기 혈압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스트레스 관련 지표도 개선됐다.

불안 정도를 평가하는 ‘상태불안척도’(STAI-S)는 혈압 상승군에서 평균 9.43점, 정상 혈압군에서 6.64점 낮아졌다. 긴장·우울·분노·피로·혼란 등 부정적 기분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총기분장애점수’(TMD)도 각각 11.77점, 7.92점 감소했다.

연구팀은 고혈압과 만성 스트레스가 모두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인 만큼 이번 연구가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비약물적 혈압·스트레스 관리 수단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영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혈압은 약물치료만으로 완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니며 스트레스와 생활환경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는다”며 “진료실 밖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콘텐츠 기반 중재를 기존 치료와 병행한다면 일상적인 스트레스 관리와 혈압 조절을 돕는 보조수단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곽상기 해피독TV 대표가 논문 제1저자로 참여해 연구용 영상을 기획·제작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퍼블릭 헬스(Frontiers in Public Healt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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