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빈의 건강노트] 흡연자에게 계속되는 쉰 목소리…그냥 넘기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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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감기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쉰 목소리가 몇 주째 계속된다면 단순한 목 상태의 변화로만 넘겨서는 안 된다. 특히 오랜 기간 담배를 피운 중·고령층에서 목소리 변화가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후두암 가능성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후두는 목 앞쪽에 위치해 목소리를 내고 호흡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음식을 삼킬 때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막는 역할도 한다. 후두에 악성 종양이 발생하면 발성과 호흡, 삼킴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9일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후두암 남성 환자는 여성보다 약 15배 많았다. 연령별로는 60대가 40.3%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29.8%로 뒤를 이었다. 환자의 상당수가 중·고령 남성에게 집중되는 셈이다.

후두암은 후두를 구성하는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대부분 후두 점막에서 발생하며 조직학적으로는 편평세포암이 가장 흔하다. 발생 위치에 따라 성대 위쪽의 성문상부암, 성대에 생기는 성문암, 성대 아래쪽의 성문하부암으로 나뉜다.

가장 대표적인 위험요인은 흡연이다. 담배 연기 속 발암물질에 후두 점막이 지속해서 노출되면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흡연 기간이 길거나 흡연량이 많을수록 위험도 커진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가 함께 이뤄지면 후두암 발생 위험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일부 직업성·환경성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후두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쉰 목소리다. 다만 암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과 양상에는 차이가 있다.

목소리를 만드는 성대에 발생하는 성문암은 종양 크기가 작더라도 목소리가 쉬거나 변하는 증상이 비교적 일찍 나타난다. 성대 위쪽에 생기는 성문상부암은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이물감이나 음식을 삼킬 때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성대 아래쪽의 성문하부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종양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 목소리 변화나 호흡곤란을 계기로 발견되기도 한다. 암이 더 진행하면 발생 위치와 관계없이 목에서 단단한 혹이 만져지거나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고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감기나 목을 많이 사용한 것처럼 뚜렷한 원인이 없는데도 목소리 변화가 2~3주 이상 이어진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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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두암이 의심되면 후두내시경을 통해 성대와 주변 조직을 살펴본다. 이상 병변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하고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을 이용해 종양의 침범 범위와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후두암은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폐암 등 흡연과 관련된 다른 암이 함께 발생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치료법은 암의 위치와 크기, 병기, 림프절 전이 여부와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대표적으로 수술과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이 사용된다. 조기에 발견된 후두암은 주로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시행하고 암이 진행된 경우 여러 치료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초기 후두암에서는 목을 절개하지 않고 입을 통해 병변에 접근하는 ‘경구강 레이저 미세수술’이 많이 사용된다. 입으로 기구를 넣은 뒤 현미경을 이용해 후두 병변을 확인하면서 레이저로 암 조직을 정밀하게 절제하는 방식이다.

조재구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경구강 레이저 미세수술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 조직을 제거할 수 있다”며 “개방형 수술에 비해 수술 후 통증과 회복 부담이 적고 입원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종양의 위치나 범위 때문에 레이저 수술만으로 충분한 절제가 어렵다면 후두 일부를 제거하는 ‘보존적 부분후두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암이 생긴 부위를 제거하면서 정상적인 후두 조직을 최대한 남겨 목소리 등 후두 기능을 보존하는 방법이다. 수술 이후에는 발성과 삼킴 기능 회복을 위한 음성치료와 연하 재활이 필요할 수 있다.

암이 후두 연골이나 주변 조직까지 광범위하게 침범했다면 후두 전체를 제거하는 ‘후두전적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기존 성대를 이용한 발성은 어려워지지만 식도발성이나 전기후두기, 기관과 식도 사이에 통로를 만들어 폐에서 나오는 공기로 목소리를 내는 기관식도 발성 등을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다. ‘프로복스(Provox)’와 같은 음성 보철물을 이용한 재활도 활용된다.

후두암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현재 흡연 중이라면 담배를 끊고 오랜 기간 흡연한 사람은 평소 목소리 변화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분진이나 석면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작업 환경에서는 적절한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후두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범위를 줄이고 후두 기능을 보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암이 진행되면 후두 일부 또는 전체를 절제해야 할 수 있어 증상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조 교수는 “후두암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범위를 줄이고 후두 기능을 보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흡연력이 있거나 쉰 목소리 등 평소와 다른 변화가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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