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문 앞에 수령되지 않은 도시락이 남아 있었다. 집주인의 휴대전화도 꺼져 있었다. 단순한 외출이나 연락 두절로 넘기지 않은 보호관찰관의 판단은 홀로 산에서 밤을 보낸 60대 남성의 구조로 이어졌다.
법무부 해남보호관찰소는 당뇨 합병증과 섬망 증세로 진도군 철마산 중턱에서 의식을 잃은 보호관찰 대상자 A씨(67)를 경찰과의 공조를 통해 구조했다고 27일 밝혔다.
해남보호관찰소에 따르면 담당 보호관찰관은 지난 25일 오후 3시 15분께 현장 지도·점검을 위해 A씨의 주거지를 찾았다. 그러나 A씨는 집에 없었고 휴대전화도 꺼져 있었다. 지방자치단체가 배달한 도시락 역시 수령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
담당자는 여러 정황을 단순 부재로 보지 않았다. A씨가 평소 건강이 좋지 않은 데다 의지할 가족 없이 홀로 생활해 왔다는 점을 고려해 주변 주민과 행정복지센터 등을 상대로 소재 파악에 나섰다.
탐문에도 행방이 확인되지 않자 해남보호관찰소는 A씨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진도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A씨의 주거지에 들어가 내부를 확인했지만 그를 찾지 못했다. 이후 폐쇄회로(CC)TV와 주요 이동 경로를 확인하며 수색을 이어갔다.
A씨는 이튿날인 26일 오후 1시께 진도군 진도읍 철마산 중턱에서 진도경찰서 경찰관에게 발견됐다. 해남보호관찰소는 A씨가 산에서 쓰러진 채 홀로 밤을 지새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구조 직후 응급실로 옮겨진 A씨는 같은 날 오후 3시께 의식을 회복했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번 구조는 보호관찰 대상자의 연락 두절을 곧바로 준수사항 위반으로 판단하지 않고 건강 상태와 생활환경을 함께 살핀 결과다. 보호관찰은 대상자를 지도·감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행법은 대상자의 개선과 자립을 위한 원호와 질병 등 긴급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의 응급구호도 보호관찰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박길수 해남보호관찰소장은 “주변에 의지할 가족이 없어 고립된 대상자를 선제적인 현장 점검과 경찰과의 신속한 공조로 구조할 수 있었다”며 “치료비 지원을 포함한 원호 방안을 마련해 대상자의 사회복귀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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