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카오 노조 “분할안 막겠다”…국민연금·소액주주 설득 총력

마이데일리
26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 및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성규 기자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카카오 노동조합이 인적분할안을 부결시키기 위한 주주 설득전에 나선다. 국민연금과 접촉을 추진하고 소액주주를 상대로 반대표 결집에 나서는 한편, 카카오 공동체 차원의 공동교섭도 공식화했다. 회사 분할 자체를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경영 실패와 고용불안 등에 대한 해법 없이 먼저 회사를 나누는 현재 분할안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6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 및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을 열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이날 “공동교섭의 첫 번째 공동행동은 카카오 분할 저지”라며 “카카오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 안건을 부결시키기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1일 회사를 카카오X와 카카오AI로 나누는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노조는 인적분할 이후에도 구조조정과 매각·분사, 고용과 보상 등 카카오 공동체에 공통으로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각 법인별 교섭에 맡길 수 없다며 공동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26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 및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성규 기자

◇ “현재 분할안 명확히 반대”…국민연금 접촉 추진

카카오지회는 회사 분할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발표된 분할안에 카카오의 기존 경영 실패와 의사결정 구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서 지회장은 집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향에서 제대로 된 쇄신 방안이 나와야 한다”며 “이번 분할 계획에는 그런 내용이 없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이 향후 일부 보완책을 내놓는다고 곧바로 분할에 동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문제 진단과 쇄신안이 먼저 마련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조직 개편이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 지회장은 “현재 인적분할에는 명확히 반대한다”며 “문제의식이 먼저 있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분할이 나와야지, 분할 계획을 먼저 내놓고 이후 해결하겠다는 것은 선후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주총 부결을 위해 주요 주주 설득에도 나설 계획이다. 우선 국민연금과 접촉을 추진하고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현재 분할안의 문제점을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서 지회장은 “우선 국민연금 쪽을 만나보려고 한다”며 “카카오는 소액주주가 많은 국민주에 가까운 만큼 다수의 시민과 함께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26일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이 경기 성남시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카카오지회 기자간담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 5월부터 공동교섭 준비…분할로 고용불안 의제 부각

카카오지회는 공동교섭이 이번 인적분할 발표에 맞춰 급하게 마련된 대응책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지난 5월부터 경영쇄신과 보상, 복지, 업무환경 지원, 고용안정 등을 공동 아젠다로 정리해왔고 인적분할 발표로 필요성 더 커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노조는 공동교섭을 통해 조직개편과 매각·분사 과정의 사전협의, 공동체 내 전환배치와 고용안정 대책, 공정한 성과배분과 복지 등 개별 법인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을 다루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분할 이후 카카오X와 카카오AI의 역할과 인력 배치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각 법인 구성원들에게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과거 분사와 조직개편을 반복적으로 겪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고용불안과 불신이 크다고 주장했다.

서 지회장은 “회사가 분할된다고 했지만 개별 법인의 상황이나 서비스의 미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며 “과거 분사와 조직개편을 여러 차례 겪은 구성원들에게는 또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불신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공동교섭 방식과 상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노조는 카카오의 지배구조가 복잡한 데다 카카오X와 카카오AI 간 역할 분담도 명확하지 않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분할 전까지는 현재 공동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CA협의체와 우선 협의할 계획이다.

일단 이날 공동교섭 요구안을 회사 측에 전달하고 회신을 기다릴 예정이다. 인적분할 반대를 위한 구체적인 내부 행동 계획도 이달 안에 마련한다.

26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 및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성규 기자

◇ 카카오뱅크도 닷새 총파업 예고…보상 갈등 확산

이날 행사에서는 카카오뱅크의 파업투쟁 결의대회도 함께 열렸다.

카카오뱅크 노조는 임금과 성과보상을 둘러싼 교섭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두 차례 하루 파업과 준법투쟁을 진행했다. 오는 31일부터 9월 4일까지는 닷새 연속 전면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카카오지회는 카카오뱅크 조합원이 현재 1100명을 넘어 전체 직원의 약 6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인터넷은행 특성상 업무 상당 부분이 자동화돼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업무와 프로젝트 지연 등의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조는 카카오뱅크뿐 아니라 카카오 공동체 곳곳에서 제기되는 보상과 고용, 경영 책임 문제를 개별 법인에 맡기지 않고 공동교섭을 통해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 지회장은 “회사를 쪼갤 수는 있어도 책임을 쪼갤 수는 없다”며 “회사가 우리를 나누려 한다면 공동교섭으로 더 강하게 연결하고, 실제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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