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30년 넘게 신약 연구개발(R&D)을 성장축으로 키워온 가운데 장남 이주원 상무도 개발전략 분야에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신약개발 조직을 세분화하고 글로벌 임상과 신규 모달리티 투자를 확대하며 R&D 중심의 사업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 상무는 개발전략센터장을 맡아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 전략과 사업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1987년생인 이 상무는 창업주 고(故) 이종근 회장의 손자이자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장남이다. 2018년 종근당산업 사내이사로 그룹 경영에 참여했고 2020년 종근당 개발기획팀장, 2024년 종근당바이오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았다.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이사로 승진해 정식 임원이 됐고 올해 1월 상무로 승진하며 2년 연속 직급을 높였다.
이 상무는 그동안 영업이나 재무·관리 등 다른 영역으로 자리를 옮기기보다 개발기획과 신약사업기획 등 신약 개발과 사업화 관련 업무를 이어왔다. 상무 승진 이후에도 개발전략센터장을 맡으면서 경력의 무게중심을 R&D에 두고 있다.
종근당도 최근 이러한 방향에 맞춰 연구와 개발 기능을 세분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아첼라를 설립하고 이상지질혈증 치료 후보물질 CKD-508, 신경질환 치료 후보물질 CKD-513, 경구용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 후보물질 CKD-514를 이관했다.
아첼라는 후보물질 탐색보다 개발에 집중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연구 없이 개발) 방식으로 임상개발과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기술수출·상용화를 추진한다. 이어 지난달에는 효종연구소의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뉴라테온을 출범시켰다. 뉴라테온은 제형·개량신약·제네릭·일반의약품(OTC) 연구와 외부 R&D 서비스를 맡는다.
기존 합성신약 중심이던 연구 영역도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으로 넓히고 있다. 종근당은 2023년 네덜란드 시나픽스와 계약을 맺고 ADC 플랫폼 사용권을 확보했다. 이를 적용한 c-Met 표적 후보물질 CKD-703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2a상을 승인받았고 올해 4월 미국에서 첫 환자를 등록했다.
2023년 노바티스에 최대 13억500만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HDAC6 저해제 CKD-510도 후속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CKD-510은 PKN605로 이름을 바꿔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상에 들어갔다.
이 같은 신약개발 확대에 맞춰 투자 규모도 유지하고 있다. 종근당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R&D에 1081억원을 투입했다. 매출 대비 비중은 11.71%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인공지능(AI) 융합 기술을 활용해 신약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여기서 창출한 수익을 다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강조했다. 지난 5월 창립 85주년 기념식에서도 글로벌 혁신신약(First-in-Class) 개발 완수를 주문했다.

이 상무가 신약개발 분야에서 경력을 쌓는 사이 지분 승계를 위한 움직임도 이어졌다. 이 회장과 부인 정재정 씨는 지난해 9월 보유하던 경보제약 주식을 세 자녀에게 전량 증여했다.
이에 따라 이 상무의 경보제약 지분율은 4.72%에서 6.21%로 높아졌다. 장녀 이주경 씨와 차녀 이주아 씨의 지분율은 각각 5.62%, 5.26%다. 이 상무는 종근당 지분 1.48%, 종근당홀딩스 지분 2.89%도 보유하고 있다.
아첼라와 뉴라테온 출범으로 종근당의 R&D 체계가 세분화되고 주요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도 본격화하면서 개발전략을 맡은 이 상무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향후 추가 기술수출과 임상 진전, 품목허가 등 구체적인 성과가 그룹 내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너 3세가 여러 사업부를 두루 거치기보다 개발전략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경험을 쌓고 있다는 점은 종근당이 R&D 중심의 성장을 강조하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며 “이주원 상무가 신약개발과 사업화 과정에서 어떤 성과를 축적하느냐가 향후 역할 확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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