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세브란스병원이 가슴을 열지 않고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 200례를 달성했다.
세브란스병원은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 시행 건수가 200례를 넘어섰다고 25일 밝혔다.
200번째 환자는 선천성 심장질환인 팔로네징후를 앓고 있는 38세 남성이다. 환자는 1994년 6세 때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충분한 추적관찰을 받지 못한 채 지내왔다.
이후 폐동맥판막 역류가 진행하면서 우심실이 확장되고 부정맥까지 발생했다. 의료진은 폐동맥판막 역류 정도와 우심실 확장, 부정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판막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의료진은 가슴을 여는 수술 대신 허벅지 정맥을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을 시행했다.
팔로네징후를 비롯한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는 어린 시절 심장 수술을 받더라도 성장 과정에서 폐동맥판막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폐동맥판막 역류나 협착이 심해질 경우 판막 교체가 필요하며, 기존에 삽입한 인공판막도 시간이 지나 기능이 저하되면 추가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반복적인 심장 수술은 이전 수술로 생긴 흉곽과 심장 주변 유착 때문에 난도가 높아지고 출혈이나 감염 등 합병증 위험과 환자의 신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은 이 같은 반복 수술 부담을 줄이는 최소침습 치료다. 가슴을 열지 않고 허벅지 정맥을 통해 카테터를 심장까지 넣은 뒤 기능이 저하된 폐동맥판막 부위에 인공판막을 삽입한다.
기존 개흉 수술보다 통증과 신체적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다만 환자마다 심장과 폐동맥의 구조가 다르고 이전 수술에 따른 해부학적 변화가 있는 경우가 많아 시술 전 정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적절한 판막과 삽입 위치를 결정하기 위해 소아심장과와 심장혈관외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다학제 협진도 중요하다.
세브란스병원은 2015년 3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을 시작했다. 이후 이전 심장수술로 해부학적 구조가 변한 환자 등 고난도 환자에게도 시술을 적용하며 치료 범위를 확대해왔다.
시술 경험은 국내외 의료진 교육에도 활용되고 있다. 최재영 소아심장과 교수는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 지도전문의로 국내뿐 아니라 유럽 등 해외 의료진에게 시술 경험과 술기를 전수하고 있다.
최재영 교수는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는 어린 시절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더라도 평생에 걸쳐 추가적인 심장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며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은 가슴을 다시 열지 않고 판막을 교체해 반복 수술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선택지”라고 말했다.
이어 “200례 달성은 다양한 고난도 환자를 치료하며 시술 경험과 술기를 축적해온 결과”라며 “다학제 협진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고 축적한 경험을 국내외 의료진과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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