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가봤수다] “공장 견학이 이 정도?” 엄마들 ‘광클’ 부른 하림 키친로드 90분(영상)

마이데일리
전북 익산 하림산업 퍼스트키친 치킨로드 투어 현장. /방금숙 기자

[마이데일리 = 전북 익산·방금숙 기자] “세 번 도전한 끝에 예약에 성공했어요.”

지난 14일 전북 익산시 망성면 하림 퍼스트키친 푸드투어 현장. 체험 시작 전부터 아이 손을 붙든 30~40대 부모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표정에는 기대와 설렘이 역력했다. 무료 투어인데도 사전 예약 경쟁이 치열해 ‘광클릭’을 부른다더니, 과연 이유가 있었다.

하림 푸드투어는 크게 ‘키친로드’와 ‘치킨로드’로 나뉜다. 키친로드에서는 더미식 라면·즉석밥·냉동식품 등 종합식품 생산 과정을, 치킨로드에서는 닭고기의 도계와 가공 과정을 둘러볼 수 있다. 기자는 키친로드를 따라 익산 퍼스트키친을 90분간 함께 걸었다.

투어의 시작은 뜻밖에도 영화관이었다.

투어 참가자들이 영상 관람을 위해 영화관에 입장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조명이 어두워지고 스크린에 ‘신선한 재료가 맛의 출발점’이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하림의 요리 철학을 담은 영상이다.

현장 도슨트는 “키친로드는 소비자가 식탁에서 만나는 다양한 식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확인하는 공간”이라며 “먹거리에 대한 안심과 신뢰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투어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참가자들은 거대한 냄비를 형상화한 공간에 들어섰다. 벽과 천장을 채운 대형 화면에는 표고버섯과 대파, 양지 고기 등이 쏟아졌다. 공장이 아닌 주방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연출이다.

하림은 약 12만㎡ 규모의 퍼스트키친을 ‘가정의 주방보다 먼저 요리가 시작되는 곳’으로 정의한다. 투어에서는 원재료가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뿐 아니라 생산된 식품이 물류센터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까지 이어진다.

키친로드 참가자들이 대형 라면 면발 모형 구조물 사이를 지나고 있다. /방금숙 기자

◇ 20시간 끓인 육수로 만든 라면…“분말스프와 달라”

첫 번째로 둘러본 곳은 라면 생산라인이었다.

유리창 너머로 배합된 반죽이 숙성을 거쳐 롤러를 통과하고, 얇은 면대로 펴진 뒤 구불구불한 면발로 성형되는 과정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림은 2022년 라면 사업을 본격화한 뒤 생산라인을 2개에서 4개로 늘렸다.

더미식 브랜드가 기존 라면과 차별화해 내세우는 점은 ‘육수’다. 하림은 닭·돼지·소 원료와 사골 등을 혼합해 20시간 이상 끓인 육수를 라면 반죽과 액상스프에 사용한다. 일부 육수는 다시 농축해 액상 소스로 만든다.

현장 관계자는 “분말스프 중심으로 맛을 내는 일반 라면과 달리 원물을 직접 끓여 만든 육수를 사용한다”며 “인공 조미료와 나트륨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품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더미식 라면의 나트륨 함량은 1300㎎ 수준으로, 일반 라면(1700㎎)보다 낮다.

면발 역시 제품 특성에 따라 반죽 숙성 시간과 롤러 압연 방식을 달리해 생산한다.

키친로드 참가자들은 시식 공간에서 갓 조리된 ‘더미식’ 라면 2가지를 맛봤다. /방금숙 기자

라면 생산라인 끝에는 시식 공간이 마련돼 있다. 갓 조리된 장인라면과 메밀라면이 나오자 참가자들의 젓가락이 분주해졌다. 아이들도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순한 맵기와 식어도 퍼지지 않는 꼬들한 면발, 깊은 맛의 육수가 어우러졌다.

엄마와 함께 투어에 참여한 류재이(10) 어린이는 “공장에서 라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는 게 신기했다”며 “시식한 장인라면도 맛있었다”고 말했다.

◇ 쌀과 물만 넣은 즉석밥…클린룸에서 생산

다음 코스는 즉석밥을 생산하는 K2 밥 키친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더미식 즉석밥은 산도조절제 등 첨가물 없이 오직 쌀과 물만 사용한다. 하림은 이를 위해 공기 중 부유입자를 100개 이하로 관리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 ‘클래스 100’ 수준의 클린룸을 구축했다.

쌀은 도정 후 레이저 검사를 거쳐 생산라인으로 이동하고, 12시간 이내에 사용한다. 살균된 용기와 물에 불린 뒤 120~130도의 클린 스팀으로 취반하고, 실링 과정까지 전 과정이 클린룸 안에서 진행된다. 이후 온도를 서서히 낮추며 밥알이 눌리지 않게 뜸을 들여 ‘더미식 밥’을 완성한다.

참가자들이 ‘푸디버디’ 광고판을 지나 ‘밥 키친’으로 이동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도슨트는 “무균화 포장 기술 덕분에 산도조절제 없이도 상온에서 10개월간 보관할 수 있다”며 “개봉 시 특유의 약품 냄새가 없고, 집에서 갓 지은 밥에 가까운 맛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시식 공간에서는 더미식 즉석밥과 경쟁사 제품을 나란히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가 진행됐다.

숟가락을 들고 세 종류의 밥을 번갈아 맛보는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확연히 맛이 다르다”는 반응이 나왔다. 품질과 맛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하림의 강한 자신감이 읽히는 대목이다.

◇ 220도 직화 볶음밥부터 만두까지…만들고 바로 보낸다

마지막으로 K1 메인키친 생산라인에서는 볶음밥과 만두, 치킨 등 냉동식품이 만들어진다.

볶음밥은 220도 직화 솥에서 재료를 ‘털어 볶는’ 방식으로 조리돼 불맛과 향을 살린다. 바로 옆 라인에서는 만두피 속으로 소가 채워진다. 24시간 이내 세척·손질한 원물 채소와 냉장육을 사용해 자체 육수를 빚는다.

직원들이 투어 참가자들에게 만두와 멕시칸 냉동치킨 시식 제품을 나눠주고 있다. /방금숙 기자

K1·K2·K3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컨베이어벨트 형태의 오버브리지를 통해 FBH(Fulfillment By Harim)로 바로 이동한다. 별도의 상차·이동 과정을 줄여 생산 직후 상온·냉장·냉동 상품을 각각의 조건에 맞춰 집하·출고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런 물류망을 기반으로 한 직배송 플랫폼이 지난해 하림이 선보인 ‘오드그로서’다. 닭고기·달걀·오리고기·돼지고기 등 품목마다 맛이 가장 좋은 시점을 설정하고, 익산 FBH와 양재 물류단지에서 출고하는 시스템이다.

투어 참가자들이 하림의 물류 플랫폼 ‘오드그로서’와 생산·유통 과정을 보여주는 대형 인포그래픽 앞에서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방금숙 기자

◇ 90분짜리 공장 견학이 ‘브랜드 경험’으로

키친로드 투어는 퍼스트키친의 ‘무첨가’와 ‘신선함’이라는 제품 문구를 직접 체험하며 식탁 위 먹거리의 기본을 돌아보게 하는 자리였다. 생산 현장을 소비자에게 직접 공개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 경험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하림의 푸드투어에는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초·중·고교 수학여행단과 자유학기제 직업체험단, 학교 영양교사, 유통사 MD·바이어 등 다양한 방문객이 찾고 있다. 현재 기준 키친로드와 치킨로드를 합친 누적 방문객은 11만8000명을 넘어섰다.

5세·7세 자녀와 함께 현장을 찾은 학부모 김은주(41) 씨는 “예약하기가 어려웠던 만큼 9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구성이 알찼다”며 “평소 먹던 라면과 만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아이에게 직접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키친로드에 참가한 어린이가 투어 시작 전 나눠준 여권에 스탬프 인증을 남기고 있다. 방금숙 기자

퍼스트키친에서 약 9㎞ 떨어진 치킨로드에서는 하림의 출발점인 닭고기 생산 현장을 볼 수 있다. 도계 공정을 창 너머로 확인한 뒤 육가공 공장으로 이동해 치킨너겟과 용가리치킨 등 가공식품 생산라인을 둘러보는 방식이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 2개 투어를 모두 신청하는 방문객도 많다.

투어 후 쇼핑 공간에서는 이날 시식한 제품 등 하림 제품을 30% 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익산까지 와야 해서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방문이 쉽지 않지만 군산이나 전주 등 인근 지역에서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이 찾는다”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푸디버디 같은 브랜드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어 부모님도 즐겁게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귀뜸했다.

참가자들이 투어 후 쇼핑공간에서 ‘푸디버디’와 ‘더미식’ 등 하림의 다양한 식품 브랜드 제품을 할인가에 구매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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