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으로 확산되는 ‘용산공원 주택 공급’ 갈등

시사위크
20일 서울 용산구 캠프 킴 부지 모습. / 뉴시스
20일 서울 용산구 캠프 킴 부지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방안을 둘러싸고 정부·여당과 서울시·야당 간의 갈등이 정치권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조성특별법’에 따라 ‘녹지 보존’이라는 국가적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반대론과 변해버린 주택 수요에 맞춰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거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찬성론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SNS에 “지역구 공공임대 추진에 질색하던 ‘임대 혐오’ 민주당이 서울 용산공원 임대에는 왜 침묵하냐”며 “용산공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비상용 택지도, 임대 혐오의 배출구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지역구 내 임대주택 건립에 반대했던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자기 지역구에서는 과밀 개발 운운하며 공공임대를 막고, 서울 용산에는 국가 공원을 밀어버려서라도 임대주택을 채우자는 것이 이재명 민주당식 주거정책이냐”고 지적했다.

같은 날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방안에 대해 “부동산 참사를 덮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무책임한 ‘도피성 개발’”로 규정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정비사업이 제대로 작동하면 2031년까지 31만 가구가 착공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묶어둔 채 국가 공원 녹지를 파헤치는 것은 전형적인 ‘거꾸로 공급’이라고 꼬집었다.

20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입구 부근에 주택공급 반대 조화가 놓여 있다. / 뉴시스
20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입구 부근에 주택공급 반대 조화가 놓여 있다. / 뉴시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법의 제정 취지는 존중하되 시대 변화에 맞춘 유연한 활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부동산 정책도 미래 세대의 삶을 중심에 놓고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원내대표는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부지 전체의 공원화가 국민적 합의였음을 인정하면서도 2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현재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현실 △서울의 주택 수요 △인구 구조 등이 크게 변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또한 이번 방안을 ‘난개발’이라 비판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윤석열 정부 당시 오 시장이 서리풀지구 그린벨트를 해제해 2만 호를 공급하는 방안에 동의한 만큼 이번 방안을 검토조차 반대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도 진보 정권에서 보존을 주장해 온 녹지 공간을 훼손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방안이 신속한 주택 공급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서광채 한양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번 개발에 대해 “법 개정이 쉽지 않고 지자체의 반대가 크다. 가장 큰 문제는 토양 오염 정화 작업으로 인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라고 말했다.

결국 착공 시점을 예상할 수 없고 정작 공급이 이뤄지는 시점에는 주택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그는 “청년들이 용산에만 있지 않다. 역세권이나 재개발 지역의 용적률을 일정 부분 올리고 그중 절반을 해당 구의 청년 주택으로 의무 공급하는 방식처럼 더 나은 현실적인 방안이 있다”고 제언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또한 “법 개정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어렵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협치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했는데 서로 갈등하면서 국민은 불안해지게 됐다”며 “(용산공원은) 후손에게 물려줄 자산이라고 봐야 하고 다른 방법을 통해 충분히 가능한 만큼 마지막 남은 녹지 공간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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