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국내 5대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보험 본업에서 만들어낸 이익과 성장세에서는 회사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삼성화재가 상반기 1조3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으로 선두를 굳힌 가운데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의 2위 격차는 400억원대로 좁혀졌다. 현대해상도 KB손해보험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서며 중위권 판도에 변화가 나타났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국내 5대 손보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4조47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1507억원보다 7.7% 증가했다.
◇삼성화재 ‘독주’…메리츠·DB손보 447억원差 초접전
삼성화재는 상반기 지배주주 기준 당기순이익 1조37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나란히 성장하면서 IFRS17 도입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보험손익은 1조1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고 투자손익도 7880억원으로 22.0% 늘었다. 보험 본업과 투자 부문이 함께 성장하면서 5대 손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를 99억원 차이까지 따라붙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243억원으로 3.8%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삼성화재와의 격차는 3480억원으로 벌어졌다.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와 멀어진 사이 DB손보는 메리츠화재를 바짝 추격했다. DB손보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7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이에 따라 2위 메리츠화재와 3위 DB손보의 순이익 격차는 447억원에 불과해졌다.
두 회사는 이익 구조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메리츠화재는 보험손익이 69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지만 투자손익이 7031억원으로 16.3% 증가하면서 이를 만회했다.
반면 DB손보는 보험과 투자 부문이 동시에 성장했다. 보험손익은 78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늘었고 투자손익도 6382억원으로 8.4% 증가했다.
DB손보의 추격에는 2분기 실적 반등이 주효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71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6% 증가해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의 5583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장기보험손익이 51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70억원보다 98.6% 급증했다.

◇현대해상, 보험손익 급증에 4위 탈환…KB손보는 홀로 ‘뒷걸음’
중위권에서는 현대해상과 KB손보의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151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반면 KB손보는 47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했다. 이에 따라 현대해상이 KB손보를 제치고 순이익 기준 4위로 올라섰다.
현대해상의 반등은 보험 본업이 이끌었다. 상반기 보험손익은 70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86억원보다 81.6% 증가했다. 장기보험손익은 6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투자손익은 1058억원으로 55.3% 감소했지만 보험손익 증가가 이를 상쇄했다.
다만 DB손보와 현대해상의 장기보험손익 개선에는 계리가정 변경에 따른 효과도 반영됐다. 금융당국의 계리가정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손실부담계약 관련 비용 환입이 발생하면서 보험손익을 끌어올렸다. 일회성 성격의 환입 효과까지 더해진 만큼 상반기의 높은 이익 증가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반면 KB손보는 5대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뒷걸음쳤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7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81억원보다 14.2%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4406억원으로 12.1%, 투자손익은 2556억원으로 2.6% 각각 줄었다.
하반기에는 손해율 개선 속도가 순위 경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달 도수치료 등에 대한 관리급여 제도가 시행된 데 이어 다음 달부터는 교통사고 경상환자의 8주 초과 장기치료를 별도로 관리하는 이른바 ‘8주룰’ 시행이 예정돼 있다.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과잉진료·장기치료가 줄어들 경우 손보사들의 보험손익 개선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특히 메리츠화재와 DB손보의 순이익 격차가 447억원에 불과하고 현대해상과 KB손보의 순위까지 뒤바뀐 만큼 하반기 실적에 따라 순위표가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상반기 일부 회사의 실적에 계리가정 변경에 따른 환입 효과가 반영된 만큼 하반기에는 실제 손해율과 예실차를 얼마나 개선해 보험 본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느냐가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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