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오산 류한준 기자] 2025-26시즌 V-리그 종료 후 열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세터 이민규는 변화를 선택했다. 프로 데뷔 시절부터 몸담았던 OK저축은행을 떠나 한국전력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OK저축은행과 FA 재계약에 대한 생각도 있었다. 원 소속팀에 남았다면 새롭게 적응할 부분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민규는 익숙함 대신 낯설은 상황과 마주하기로 했다.
한국전력 선수단이 연습하고 있는 경기도 오산시에 자리한 전용체육관에서 만난 이민규는 "FA 이적을 결심한 계기는 내 자신에게 변화가 필요하는 생각이 더 들었다"며 "OK저축은행에 남았다면 앞으로 선수 생활을 마칠 때까지 좀 더 편할 수 있었다고 봤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내가 너무 안주하고 있지 않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민규는 2013-14시즌 V-리그에 데뷔했다. OK저축은행 창단 멤버로 당시 신생팀 우선 특별지명을 통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뽑혔다.
입단 동기 송명근(삼성화재) 송희채, 김규민(대한항공) 그리고 시몬(쿠바)과 함께 2014-15, 2015-16시즌 연달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의 시대'도 경험했다. 그러나 이민규는 이후 뚜렷한 커리어를 만들진 못했다.

경기대 재학 시절 한선수(대한항공) 뒤를 이을 세터감으로 평가받았고 장신 세터(이민규는 신장 192㎝다) 유망주로 꼽혔지만 그 역시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여기에 오기노 마사지(일본) 감독이 OK저축은행 지휘봉을 잡았던 시기에는 주전 세터가 아닌 백업으로 자리가 바뀌기도 했다.
신영철 감독이 OK저축은행으로 온 뒤 이민규는 다시 익숙한 주전 세터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한국전력에선 다르다. OK저축은행 시절 수석코치와 감독으로 인연을 맺은 석진욱 감독과 한국전력에서 다시 만났지만 이민규는 주전 자리에 대해선 "보장된 건 없다"고 했다.
팀내 또 다른 세터 하승우와 주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민규는 "(하) 승우도 그렇고 나 또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세터는 같은 왼손잡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플레이 스타일에선 차이가 있다.
하승우가 양 사이드쪽 공격수를 자주 활용해 경기를 풀어간다면 이민규는 미들블로커를 이용한 속공 비중이 많다. 높이에서 신장이 더 큰 이민규가 상대적으로 장점을 갖고 있다. 전위에 자리할 때 블로킹에선 하승우보다 좀 더 유리하다.
이민규는 한국전력으로 온 뒤 배번도 바꿨다. OK저축은행 시절 계속 달았던 6번에서 2번으로 교체했다. 하승우가 6번을 사용하고 있던 이유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민규는 "동생인 이민욱이 한국전력에서 뛸 때 달았던 번호"라며 "한국전력에선 (이) 민욱이가 나보다는 선배이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웃었다.
이민욱도 형과 같은 세터 출신으로 2014-15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삼성화재에 지명돼 V-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2019년 한국전력으로 이적해 2022-23시즌까지 뛰었다. 그는 삼성화재에선 2번을 달았고 한국전력으로 온 뒤 형과 같은 6번으로 바꿨다가 7번에서 2번으로 변경했다.
V-리그를 떠난 뒤 실업팀 화성시청에서도 뛴 경력이 있고 최근에는 자택 근처에 파스타 전문점을 차려 사업가로 변신했다. 이민규는 "동생 가게에서 팔고 있는 여러가지 음식이 괜찮다"며 "입소문도 타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제법 알려지고 있다. 팬들도 많이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류한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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