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불만?… 한미관계, ‘미묘한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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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주최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주최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인 대미투자를 두고 한미 간 이상 기류가 피어나는 모습이다. 미국이 한국의 대미투자 이행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는 전언이 나오는가 하면 일각에선 미국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가 대미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까지 나온다. 정부가 상황 파악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민감한 쟁점까지 튀어나오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대미투자와 관련해 미국은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메체 ‘폴리티코’는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과의 협상이 트럼프 행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그들은 역대 가장 느린 협상가”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이행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한국 정부의 ‘의도적 지연’이라는 인식도 보여줬다.

해당 매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한 배경에도 이러한 ‘불만’이 담겨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을지자유의방패(을지프리덤실드·UFS) 시행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에게 연합군사연습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이란의 비핵화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한국의 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이 한국의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상황은 복잡해지고 있다. 이날 ‘중앙일보’는 미국이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요구하면서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공개 통상 회의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그간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등 에너지 분야를 두고 미국과 협상을 벌여온 정부로서는 협상의 판 자체가 달라지는 상황인 셈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측으로 넘어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 뉴시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측으로 넘어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 뉴시스

◇ ‘북미대화’까지 얽힌 한미관계

청와대는 “대미 전략 투자 1호 후보 프로젝트로 반도체를 논의 중이라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지만, 가능성을 마냥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달 9일 뉴욕주 클레이에서 열린 마이크론의 첨단 메모리 반도체 공장 콘크리트 타설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를 거론하며 “미국으로 불러와 생산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의 핵심 인사가 공개적으로 이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 문제가 쟁점화될 여지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의 노골적인 불만에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반도체의 경우 우리의 전략산업으로 민감한 영역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16일 대미투자와 관련해 여러 쟁점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는데,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미국 현지 특파원들을 만나 “생각했던 것보다 이슈들이 있다”며 “해결해 보자는 측면에서 왔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언급하고 나선 것도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지점이다. 대미투자 이행을 위한 압박용인 동시에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적 반전 카드를 꺼내든 것이란 해석이 나오지만, 궁극적으로 이러한 시도 자체가 우리의 안보적 측면에서의 위험성을 수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에선 “대한민국이 배제된 미북 대화의 결과는 뻔하다”며 “북한 체제는 더욱 공고해지고 한미동맹은 와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 문제를 한미동맹 균열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을 경계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미 대화에 관해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페이스메이커로서의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해나간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미 연합훈련 축소 문제에 대해선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미 간의 연합연습 훈련 등에 대해 미측과 조율을 계속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공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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