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올해 상반기 나란히 최대 실적을 거두며 합산 순이익 3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최대 실적에도 이익 구조는 엇갈렸다. 삼성생명은 투자이익이 보험손익 부진을 메운 반면 삼성화재는 보험과 투자 부문이 동반 성장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올해 상반기 지배주주 기준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8935억원, 1조37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8%, 10.2% 증가했다.
두 회사의 합산 순이익은 3조2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7% 늘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된 이후 반기 기준 최대 규모다.
삼성 보험계열사 두 곳의 순이익만으로 주요 금융그룹의 실적을 넘어섰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4029억원, NH농협금융은 1조7791억원, 우리금융은 1조6090억원이다. 신한금융의 3조4427억원과도 2000억원 안팎의 차이에 불과했다.
◇삼성생명, 순익 36% 뛰었지만…투자이익이 끌었다
삼성생명의 실적 성장을 이끈 것은 투자 부문이다. 상반기 투자손익은 1조85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0% 급증했다. 배당수익이 늘어난 데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 등 자회사 실적 개선에 따른 연결·지분법 손익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는 4257억원 규모의 일회성 충당금 환입도 포함됐다. 이를 제외한 투자손익은 1조4323억원으로, 일회성 요인을 걷어내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40% 늘었다.
반면 보험 본업은 뒷걸음질했다. 상반기 보험서비스손익은 5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감소했다. 퇴직충당금과 인건비 증가 등 약 83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데다 의료서비스 이용 증가로 보험금 예실차 손실도 확대됐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보험손익도 약 61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적다. 최대 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투자 부문이 견인한 만큼 보험손익 회복이 향후 실적의 질을 좌우할 과제로 남았다.
이완삼 삼성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상반기 일회성 요인 등으로 인해 연간 보험손익을 전년 대비 성장시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손해율과 사업비율 개선 등 보험 효율 관리를 강화해 보험손익을 다시 성장세로 턴어라운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보험·투자 ‘쌍끌이’…車보험도 반등
삼성화재는 보험과 투자 부문이 나란히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상반기 보험손익은 1조1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장기보험손익은 8804억원으로 5.6% 늘었고 일반보험손익은 18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07억원 증가했다.
자동차보험도 2분기 들어 반등했다. 상반기 누적 손익은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지만 1분기 96억원 적자에서 2분기 29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경과보험료 증가와 운행량 감소에 따른 사고율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
투자손익은 78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0% 증가했다. 특히 해외 보험사 캐노피우스 관련 지분법손익이 1685억원으로 247.6% 늘며 투자이익 증가를 뒷받침했다.
다만 캐노피우스 지분법손익에도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다. 지분 확대 효과 684억원과 캐노피우스가 보유했던 자회사 매각 효과 389억원 등이 포함됐다.
미래 보험이익을 가늠하는 보험계약마진(CSM)에서는 두 회사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삼성생명의 상반기 신계약 CSM은 1조7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건강보험과 종신보험 판매 확대에 힘입어 6월 말 보유 CSM은 13조741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5000억원 늘었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신계약 CSM은 1조2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했다. 지난 6월 계리적 가정 변경 등의 영향으로 신계약 CSM이 줄었다.
다만 6월 말 보유 CSM은 14조594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271억원 증가해 삼성생명을 웃돌았다.
◇‘3.3조’보다 중요한 하반기 본업 체력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최대 실적의 지속 가능성이다. 투자이익은 증시와 금리 등 금융시장 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보험 본업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쌓을 수 있느냐가 실적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보험손익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수익 건강보험과 종신보험 판매를 확대해 하반기에도 상반기 이상의 신계약 CSM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허정무 삼성생명 채널마케팅팀장은 “상반기 1조7000억원의 신계약 CSM을 달성했는데 하반기에도 그 이상을 달성하도록 하겠다”며 “고수익 건강보험과 일반 종신보험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생명보험 시장의 성장 한계를 넘기 위한 해외 확장도 추진한다. 태국과 중국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아시아 신흥시장과 미국 등에서 M&A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장기보험 수익성 개선과 자동차보험의 흑자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도수치료 등 비급여 관리 강화가 장기보험 손해율 개선에 추가적인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진만 삼성화재 장기보험전략팀장은 “도수치료는 이용 횟수 제한을 통해 청구 총량이 관리되는 구조인 만큼 단기적인 손해율 개선폭보다는 중장기 안정화 효과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실제 효과는 연간 한도 소진이 본격화되는 하반기 이후 점진적으로 추가 확인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나란히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과제는 다르다. 삼성생명은 부진했던 보험손익을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 삼성화재는 보험 본업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최대 실적의 지속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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