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반년이 넘도록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대통령과 장관 등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의 행태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자 노조는 사측과 ‘사후조정’에 합의하며 연내 임단협 타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측과 노조는 지난 11일 진행된 25차 단체교섭에서 사후조정에 합의했으며, 같은 날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인천지노위)에 사후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사후조정은 노동쟁의 조정이 종료된 뒤에도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때 노사 합의로 노동위원회가 다시 조정 절차를 진행하는 제도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번 사후조정 합의는 노동위 측에서 먼저 제안했고 노조가 이를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의 사후조정 합의는 정부 차원에서 노조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직후 이뤄졌다. 노조는 올해 초부터 회사가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기본급 인상과 격려금, 그리고 영업이익의 일부를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노조 측이 제시한 임단협 합의안에는 △기본급 14.3% 인상 △1인당 격려금 3,000만원 △3년간 자사주 배정 △영업이익의 20%(이후 15%로 축소) 성과급 지급 △채용·승진 등 인사 제도 운영과 분할·합병·양도 등 경영 관련 사안 노사 간 사전 합의 등이 담겼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안에 대해 사측은 지속적으로 ‘수용 불가’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특히 ‘경영 관련 사안에 대해 노사 간 사전 합의’ 요구는 사실상 경영권 및 인사권에 대한 노조의 지나친 간섭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임금 인상률 및 성과급 요구안도 과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반도체 초호황의 수혜를 입은 삼성전자 DS 부문조차 임금 인상률 6.2%,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0.5%로 책정해 합의했다. 그런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이보다 높은 비율의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을 요구하는 건 다소 지나치다는 여론이 조성된 것이다. 심지어 대통령과 산업통상부 장관 등 정부까지 나서 노조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영업이익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자칫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를 꺼리게 하고 국가 산업 정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잘못하면 (산업이) 일어서는 중인데 새싹을 밟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난 6일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지급 방식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을 관계 부처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정관 장관은 “최소한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의 절차 없이 회사가 주주와 투자자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우리 사회가 주주와 투자자를 무시하고 이들의 이익에 반한다면 어느 누가 투자를 하고 주주가 되려고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노조의 파업으로 회사 손실도 눈덩이로 불어났다.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4월 부분파업과 5월초 닷새간 전면 파업 이후에도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따른 회사의 누적 손실 규모는 약 1,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화살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에게로 향하자 결국 노조는 사측과 함께 인천지노위에 사후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속적으로 충실하게 교섭에 임해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인천지노위의 사후조정은 1∼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연휴와 10월 초 징검다리 연휴 등을 고려하면 11월 초 사후조정 합의안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천지노위 사후조정에서도 임단협 타결이 무산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209억원, 영업이익 5,864억원, 순이익 4,307억원 등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2%, 22.9% 성장하는 등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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