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시리즈의 마지막 패를 꺼내 든다. 익숙한 세계관을 이어가는 대신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로 판을 새롭게 짰다.
1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최국희 감독과 배우 변요한·노재원·김민호·임세미·문지훈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세상을 다 가진 줄 알았던 장태영(변요한 분), 그리고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같은 이름의 절친 박태영(노재원 분)이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만나 복수의 한판을 벌이게 되는 범죄 영화다.
지난 20년간 이어진 영화 ‘타짜’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자,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가부도의 날’을 연출한 최국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변요한·노재원·조우진·윤경호·김민호·임세미·문지훈(스윙스) 그리고 일본 배우 미요시 아야카 등이 함께한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앞선 세 편과 달리 독립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인물의 관계성과 그 안에 도사린 인간 본성을 정면으로 파고든다는 데 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최국희 감독은 “도박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공통점이 있지만 시기와 질투, 배신 등 인물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라며 “같은 이름을 가진 오랜 두 친구의 배신과 복수에 포커스가 된 이야기”라고 ‘타짜: 벨제붑의 노래’만의 차별점을 짚었다.
변요한도 “1편부터 3편까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이야기를 확장했다면 이번 작품은 세계관이 완전히 독립된 시리즈”라며 “전 시리즈를 보지 않았더라도 ‘타짜’라는 이야기를 들어봤다면 편하게 들어와 우리만의 이야기에 충분히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욕망과 배신 등 본질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며 “남녀노소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타고난 끗발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장태영, 그리고 노력형 수재지만 질투심에 잠식되는 박태영. 같은 이름의 두 친구는 함께 성공의 꼭대기에 올랐다가 끝내 서로를 향한 복수극의 한복판에 선다. 두 남자의 구도는 영화의 제목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최국희 감독은 “포커 카드의 스페이드에는 악마의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스페이드 A는 루시퍼고 스페이드 2는 벨제붑”이라며 “루시퍼와 벨제붑의 모든 것을 걸고 승부를 낸다는 이야기에서 제목을 따왔다”고 설명했다.
정반대의 두 인물을 연기한 변요한과 노재원의 호흡도 기대를 모은다. 변요한은 장태영에 대해 “운이 좋고 감도 좋고 낙천적이다. 학창 시절부터 친구들과 잘 지내고 사교적이고 과감하고 거침없는 사람”이라며 박태영과는 정반대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원작 속 인물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상대역 노재원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고도 했다. 변요한은 “허영만 선생님의 만화를 다 봤고 그 안에서 싱크로율을 맞추면서 영화화된 대본에서도 공통점을 찾아 연기해야 했다”며 “노재원은 거의 싱크로율 200%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노재원 역시 변요한에게서 박태영을 완성할 중요한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작을 읽었을 때 너무 훌륭한 이야기였고 만화를 보고 한두 달 동안 헤어 나오지 못했다”며 “그 이미지를 버리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중요한 키가 변요한이었다. 변요한 배우 자체가 나에게는 장태영 그 자체였다”며 “어느 순간 질투도 나고 닮고 싶기도 하고 몰래 따라 해보기도 했다. 그게 박태영을 연기하는 데 중요한 힌트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현장에서 많은 배려를 받았고 연기적으로 도움도 정말 많이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했고, 변요한은 “내가 더 덕을 봤다”고 화답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임세미와 김민호도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 변요한과 노재원의 연기에 박수를 보냈다. 임세미는 “장태영은 에너지가 정말 좋고 낙천적이고 명랑하면서 따뜻한 카리스마로 사람을 감싸는 인물인데 그런 점이 변요한과 너무 잘 어울렸다”며 “진짜 이 사람인가 착각할 정도로 싱크로율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노재원에 대해서도 “박태영처럼 세심하고 안으로 다정함을 챙기는 사람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민호도 노재원에 대해 “처음에는 눈빛이 무서운가 하고 보다 보면 섹시하다”며 “굉장히 섹시한 눈을 가진 배우였다”고 강조해 웃음을 안겼다.
20년간 사랑받아 온 시리즈의 마지막 주인공을 맡게 된 변요한은 “부담은 당연히 있었다”며 “누군가가 시리즈를 종결시켜야 하는데 피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두려움은 잠시였고 정말 가장 많이 신경 쓴 것은 잘 만들어서 관객과 같이 소통하고 싶다는 것이었다”고 작품에 임한 마음가짐을 털어놨다.
노재원에게도 이번 작품은 특별하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를 통해 처음으로 상업영화 주연에 나섰기 때문이다. 노재원은 “주연으로서 상업영화는 태어나서 처음이다. 나에게 참 뜻깊고 특별한 일이고 꿈만 같다”면서도 “그 생각만 갖기에는 내가 하고자 하는 연기와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서 원했던 것들이 있었다. 박태영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도박판을 실감 나게 구현하기 위한 준비도 이어졌다. 배우들은 홀덤 플레이어들과 함께 훈련하며 게임의 규칙뿐 아니라 실제 판에서 벌어지는 심리전까지 익혔다. 변요한은 “감독님이 우리나라에서 홀덤 플레이를 잘하는 플레이어들을 섭외해 줘 유명한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며 “촬영 전에도 항상 리허설하면서 베팅 액수와 카드에 오류가 없는지 섬세하게 살펴줬다. 준비 과정에서도 플레이어들과 함께 게임을 하며 생각하고 심리전을 펼칠 수 있도록 훈련을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스크린에 처음 도전한 문지훈의 변신도 눈길을 끈다. 오랜 시간 래퍼 스윙스로 활동해 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아브라함 역을 맡아 본격적인 연기에 나선다. 캐릭터를 위해 수개월간 태닝을 하고 체중을 늘리는 등 외적인 변화에도 공을 들였다.
문지훈은 “20년 동안 음악을 했고 언제나 영화를 사랑해 왔는데 연기를 처음 시작한다고 한 지 6개월 만에 캐스팅됐다”며 “한 5년은 걸릴 각오를 했는데 너무 빨리 기회가 와서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복에 겨운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무게감도 있었고 겸손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자리에 오니 더 겸손해지고 있다”며 “내가 한 것에 비해 받은 축복이 많다는 걸 알아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지훈의 캐스팅에는 변요한의 추천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국희 감독은 “아브라함은 짧게 나오지만 강력하고 새로운 얼굴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오디션을 많이 봤는데 고민하던 차에 변요한과 식사하다가 지훈의 연기 영상을 보게 됐다. 굉장히 새로워서 미팅한 뒤 캐스팅하게 됐다”고 비화를 전했다.
한국과 일본, 베트남을 오가는 글로벌 도박판으로 무대를 확장한 점도 기대 포인트다. 이날 건강상의 이유로 제작보고회에 참석하지 못한 미요시 아야카를 비롯해 해외 배우들이 합류했고, 배우들은 낯선 환경에서 언어의 장벽을 넘어 호흡을 맞췄다.
변요한은 “해외 촬영을 하면서 타국에서 언어가 다른 낯선 분들과 촬영했는데, 감사하게도 연기라는 매체를 통해 나의 감정과 생각이 말이 통하지 않아도 잘 이어진다는 것을 느꼈다”며 “배우들에게 감사하고 미요시도 마찬가지다. 너무나 즐거웠던 시간이었고 또 치열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베트남 스태프들이 워낙 열정적이어서 오히려 더 도움을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 ‘타짜’가 다시 한번 추석 극장가를 찾는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최국희 감독은 “전통적으로 계속 추석에 개봉했고 ‘추석엔 타짜’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추석에 개봉하려고 시간을 역산해서 준비했다. 열심히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배우들도 저마다 작품의 매력을 꼽으며 기대를 당부했다. 노재원은 “지금까지 ‘타짜’ 시리즈를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벨제붑의 노래’는 새로운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제목은 ‘타짜’지만 처음 보는 세계관이고 가장 깊은 서사를 다룬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현실에 있을 법한 리얼한 이야기”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변요한은 허영만 화백의 원작이 품은 인간의 욕망에 주목했다. 그는 “허영만 선생님은 늘 어떤 패를 통해 사람의 심리를 보여주고 비수를 꽂는 날카로운 대사를 만들었다”며 “이번에는 카드 수만큼 욕망과 탐욕을 상징하는 것들이 있고, 두 친구가 테이블에 앉은 모습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변요한은 “배우들이 연기하고 애정하고 서로 함께 올인해서 만든 작품”이라며 “죽을 각오로 만들었다. 몸도 마음도 시간도 사리지 않고 ‘타짜’를 잘 끝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향한 자신감을 짧고 굵게 드러냈다. “배팅하겠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오는 9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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