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5.18 성역화라는 거대한 방패, 이제 투명한 검증의 칼을 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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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호 전 국민의힘 중앙당 부대변인

[포인트경제] 국회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학술 포럼은 그동안 정계와 시민사회 안팎에서 금기시되어 온 우리 사회의 민감한 쟁점을 정면으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번 포럼을 둘러싼 거센 공방은, 5.18의 역사적 상징성이 특정 세력의 정치적 자산으로 고착화되어 왔으며 그 이면에서 제도적 검증이 철저히 차단되어 왔다는 비판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임계점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오랜 세월 동안 5.18은 ‘성역’이라는 명분 아래 자유로운 학술적 접근과 객관적 검증이 봉쇄되어 왔다. 그 사각지대에서 과거 특정 이념에 경도된 정치 세력은 호남의 숭고한 희생을 정치적 자양분 삼아 기득권을 확장해 왔다. 5.18이라는 거대한 상징 자산을 독점한 채, 이를 정당성 확보와 기득권 유지를 위한 이념적 방패막이로 삼아왔다는 지적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호남의 선량한 시민들이 정치적 구호 속에 묶여 있는 동안, 정작 지역 경제는 활력을 잃고 소외되어 왔다는 뼈아픈 자성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소모적 갈등과 불신을 끝내는 유일한 해법은 자극적인 이념 공방이 아니라 ‘제도의 투명한 전면 개방’이다. 현재 수천억원 규모의 보상금과 각종 특혜가 수반되는 국가 사업임에도, 유공자 관련 정보는 빗장 닫힌 채 비공개로 유지되어 왔다. 국가기관이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방어막을 치는 사이, 선정 과정의 공정성을 둘러싼 의혹은 반복적으로 고개를 들어왔다. 진정한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바로 세우고 소모적인 역사 논쟁을 매듭짓는 가장 확실한 길은 “성역이니 손대지 말라”는 관행을 깨고 투명한 정보 공개와 객관적 검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호남이 대한민국 정치·경제의 진정한 중심 세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낡은 상징 자산에 기댄 특혜 구조를 철폐하고 팩트에 기반한 객관적 역사관을 확립해야 한다. 5.18의 역사적 의미에 대한 존중은 확고히 지키되, 혈세가 투입되는 제도 운영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일은 별개의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진실을 밝히고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성역화의 고립이 아니라 엄격하고 투명한 검증의 문을 여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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